자유게시판

[큐레이션] 함께 읽으면 더 재미있는 작품들

분류: 작품추천, 글쓴이: 한켠, 18년 3월, 댓글6, 읽음: 168

<꽃-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라디오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장정일>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전파가 되었다./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 처럼
누가 와서 나의/굳어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 속/버튼을 눌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사랑이 되고 싶다./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라디오가 되고 싶다.

 

<꽃의 패러디-오규원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왜곡될 순간을 기다리는 기다림/그것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그는 곧 나에게로 와서/내가 부른 이름대로 모습을 바꾸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그는 곧 나에게로 와서/풀, 꽃, 시멘트. 길, 담배꽁초, 아스피린, 아달린이 아닌/금잔화, 작약, 포인세치아, 개밥풀, 인동, 황국 등등의 /보통명사가 수명사가 아닌/의미의 틀을 만들었다./우리들은 모두/명명하고 싶어했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그리고 그는 그대로 의미의 틀이 완성되면/다시 다른 모습이 될 그 순간/그리고 기다림 그것이 되었다.

 

위의 시는 김춘수 시인의 <꽃>과 그 시를 패러디한 시들입니다. 패러디는 원작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지요.

브릿G에서도 다른 작가님의 작품을 패러디한 작품들이 있는데요. (혹시 더 아시면 댓글로 제보를) 함께 읽으면 더 재미있는 원작과 패러디 작품을 모아보았습니다.

1. ‘전투 타자’를 아십니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이야기는 축구 이야기, 군대 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고 하죠?

그럼 군대에서 타자 친 이야기는 어떠십니까. 군대 이야기 특유의 허세가 살아 있는 두 작품, 만나보시죠.

2. 그 버스, 노선번호가 몇 번 입니까?

좌석버스의 무서운 점은 내 옆에 누가 앉을지 모른다…와 정류장에서 문이 열리기 전까진 내릴 수 없다…겠죠. 고속버스에서 청부살인업자를 만난 남자가 있습니다. 그 남자를 돌아 본 시선처리를 잘못 한 불운한 남자가 있죠. 그리고 고속버스에서 살인청부업자를 만났던 그 남자는 다시 버스에 타는데…영원히 고통받는 성식 씨의 인생사…ㅠ

3. 같은 잔고, 다른 결말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뭘까요? 호환, 마마, 불량 비디오…? 아니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고 사람보다 돈이 무섭죠. 잔고 0원이 뜨는 통장만큼 무서운 게 어디있을까요? 그런데, 때로는 잔고 0원이 다른결말을 가져올 수도 있답니다. 행운이냐 불행이냐 호러냐 로맨스냐 작가님의 선택은?

한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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