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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쩐 누아르 소설

분류: 책, 글쓴이: 조나단, 18년 3월, 읽음: 105

팔로우하는 어느 분이 ‘아이리시 느아르’라며 소개해 주셨고, 마침 넷플릭스에서 <잭 타일러>라는 영드를 보곤 흥미를 느껴 원작을 찾아 읽었습니다. 원작은 The Guards(아일랜드 경찰)인데, 번역되면서 <밤의 파수꾼>이란 제목을 붙였더군요. 내용을 읽은 지금 보니 어이없는 제목입니다. 전혀 상관 없는 제목. 노트북 바탕화면에 쓰였던 그림을 표지 그림으로 쓴 것도 그렇고요.

 

 

읽으며 초반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작가인 켄 브루언은 아일랜드의 음유시인 어쩌고 하며 추앙받는다는데, 전혀 느아르답지 않은(?) 문체도 어색했고. 내용도 어이가 없었거든요.

술 때문에 경찰에서 짤린 아일랜드 골웨이(에드 섀런의 ‘Galway Girl’이란 노래가 있죠^^? 그 동네)의 탐정 잭 타일러는 사건을 맡고는, 사건을 해결할 생각은 않고, 내내… 술독에 빠져 지냅니다. 알콜의존자(책에서 지칭하는)가 대개 그렇듯, 우울증과 폭력성과 자기 번뇌에만 빠져 있는 주인공이에요.

수사는 설렁설렁에, 의뢰인과(당연히 여자죠) 자기나 하고, 범인을 추리하기 보다는 오늘은 술을 줄여야지! 독백이나 하고, 그러면서 다시 술 처먹고, 그러다 술 때문에 친구가 죽고 단서를 놓치고…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술 쩐내 난다 진짜.

그런데 요상하게도, 계속 쉼없이 읽게 되네요…^^!

 

그리고 다 읽은 지금 드는 생각은… 아, 술 먹고 싶다(나도 술 끊어야 하는데). 오늘은 위스키를 사가지고 들어갈까(끊어야 하는데… 비싸려나?). 버번? 진? 역시나 소주…? 고민하다가, 책의 주인공 잭 타일러처럼 결심해 봅니다.

오늘만 마시고, 내일부터 끊어야지.

낯설고, 어정쩡하고, 어이없는 느아르 소설이지만,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눅눅한 아이리시 분위기를 좋아하시거나, 잭처럼 알콜의존증이 있는(^^!) 분들에게 권해 봅니다. 술 생각이 간절해 집니다. 벌써 딸꾹.

 

지금 생각하니,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네요… 간만에 추리/스릴러 장르를 써보고 싶어졌습니다.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고맙습니다.

조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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