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 – 평범한 소녀가 공포로 인해 평범하지 않게 될 때
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
제인 니커선
블랙 로맨스 클럽 (황금가지)
솔직히 말하자면, 초반은 그냥 그랬습니다. 읽다 접을까 살짝 고민할 정도로;
이게요. 읽으면 완전 재미없다 이건 아닌데; 1/3까지 여주인공인 소피아가, 푸른 수염 역할인 버나드. 즉 자신의 후견인에게 아주 푹 빠져서 “버나드씨가 얼마나 잘생겼고 매혹적이고… 근데 뭔가 찜찜하네?” 이것만 반복됩니다.
사실 당연하긴 하거든요. 아직 어린 소녀가, 모든것을 자기에게 해주는 남자(심지어 얼굴도 잘생겼다) 에게 반하지 않을리가 없지.
그렇게 풋사랑을 품에 안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거에요. 이전에 살았던 부인들이 너무 많은거에요. 무려 4명. 그리고 그들의 흔적을 찾아보니 그들은 행복해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한명빼고 모두가 죽었다네요.
여기까지만 해도 꺼림칙한데, 버나드는 자신과 다른 하인들이 대화하는 것들 용납하지 못합니다. 특히나 남자면… 원래 저택에서 근무하던 하인을 목화 농장에 던져넣는 것도 서슴치 않고, 기본적으로 자신의 하인(=노예)들을 학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냥 어떤 생각도 주인공이 하길 원하지 않고, 자기를 위해 예쁘게 차려입고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기만을 원하지요.
실제로 그 전의 부인들 중에서는 외로움에 지쳐 죽어간 부인들도 많이 보였고요.(결국 버나드가 자기 마음에 안드니까 살해하지만… 버나드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시름시름 앓아도 난리니 이건 답이 없는 놈이다. 아 살인자니 원래 답이 없지? 이거 푸른 수염이니까 스포일러 아니죠?)
이로 인해 주인공은 버나드에 대한 애정은 이미 예전에 거둬진 지 오래입니다. 되려 버나드의 가학적이고 무서운 성향때문에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할 뿐이죠.
이런 상황에서 가족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아~ 소피아가 버나드씨랑 결혼해서 우리 자금 상태 개판인데 해결좀 해줬으면 ㅠㅠㅠ 너무 힘들어ㅠㅠㅠㅠㅠ’ 이러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비로소 결혼 직전에 와서야 버나드의 성격적인 결함을 알고 버나드에게 대들지만(특히 언니) 이건 하나도 도움이 안됐습니다. 되려 버나드가 소피아에 대한 가하는 정신적인 학대를 더 심하게 만들 뿐이죠. 속으로 소피아가 제발 언니가 닥쳐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형제자매의 도움으로 무사히 풀려났던 푸른수염 동화와는 달리, 가족들은 도움이 전혀 안되고요.
소피아는 무서운 상황, 즉 버나드가 자기를 살해하려고 드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멘탈을 잡아 탈출합니다.
이 부분이 정말 무서웠어요. 버나드와 하인은 소피아를 죽이려고 하고, 그러면서 말로 꾀어내고, 소피아는 필사적으로 도망가는 부분이요.
스릴러라는 장르에 잘 맞아 떨어지는 소설입니다. 로맨스… 로맨스… 로맨스 어디?
멋 모르고 풋사랑이나 하던 소녀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여주 스릴러물로서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1/3부분 까지는 맨 위에 언급한 대로 상당히 지루합니다. 이걸 반으로 줄여줬더라면 훨씬 재밌었을텐데(심지어 책이 상당히 두껍거든요.) 그게 좀 아쉽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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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에 너무 안올려서… 이거라도 ㅠ_ㅠ
요즘 밀린책들 읽다보니 저도 리뷰수가 확 줄더라고요.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