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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안님의 리뷰에 대한 답신 – 당신에게 보내는 열다섯번째 편지에 관해

분류: 수다, 글쓴이: 조제, 17년 10월, 읽음: 88

휴안님의 리뷰를 보고서도 확실히 느꼈지만 이글은 스토리텔링적으로 완성도가 있진 않아요.

#가족조각이불 시리즈 중 퇴고를 못한 유일한 글이죠. 나머지 글은 수정.퇴고 몇번이나 했는데 이글은 한번 쫙 쓰고 다시 읽지못함. 

한번 쓰는것도 굉장히 힘들지만 토해내듯 쓰니 가능했는데 다시 읽으며 복기하는건 불가능했어요. 아직 너무 아프기 때문이죠. 트라우마를 이야기화하는건 어디까지 가능할까요. 언젠가 죽기전에는 다시 친족성폭력생존자가 주인공인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퇴고를 못한 글을 소설 사이트에 올리는 건 사실 좋은 일은 아닌데, 오로지 저자신만을 위해 올린지도 모르겠습니다. 혼자 소설을 쓰는 것과 그걸 누군가에게 보이는 건 제자신의 치료에 다른 점이 있거든요. 

하지만 아마도 당분간 꽤오래는 이 소설은 다시 쓰는게 불가능할거에요. 예전에 한번 그기억을 치료하려다가 피투성이의 어린내가 1초도 쉬지않고 보여 인격이 붕괴될뻔해 포기했거든요. 불완전한 이야기를 많이 읽어주어서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하기도. 

그래서 소개합니다.

친족성폭력과 아동학대에 대해 완성도 있게 쓴 소설은 텐도 아라타의 <영원의 아이>입니다. 절 어느정도는 구원해준 소설이에요. 정말로 정말로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아래 문장은 소설속에 나오는 거에요. 

“부모는 자식을 위해 서라고 말하지만 실은 자기 편할 대로 자신의 요구나 바람을 우선하지. 그런데도 모든 것은 아이를 위해서라고 변명하면서, 아이가 고마워하지 않으면 은혜를 모른다고 화를 내. 오히려 아이 쪽에서 참고 부모에게 신경을 쓸 때도 많은데, 부모의 마음을 모른다면서 꾸짖는다고. 부모도 사실은 잘 모르는 거겠지. 결과적으로 무엇이 행복한지……. 누구나 배운 것 이외의 일은 못 해.

아무래도 어릴 때 배우거나 환경을 통해서 익힌 걸 되풀이하게 된다는 말이야. 부모도 어릴 때 계속 그들의 부모가 하는 말이나 행동을 참고, 따르고, 부조리한 명령에도 싫다는 말을 못 하고 지내 왔겠지. 부모가 해 주는 것이 아무리 자기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 해도 고마워해야 했을 거야. 그러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했을 테니까……. 그런 아이가 부모가 되었을 때, 이번에는 자신이 아이에게 사랑을 줄 힘도, 빼앗을 힘도 갖고 있으니까 그 힘을 무의식중에 휘둘러 아이를 지배하려고 하지. 그래서 아이가 말대꾸를 하거나 반항하면 화가 나는 거야. 자신을 억누를 수가 없게 되고.” -661쪽

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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