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어떻게 해야 했을까?

분류: 영화, 글쓴이: 김뭐시기, 53분 전, 읽음: 27

 

일본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

臭い物に蓋をする。

냄새 나는 것에 뚜껑을 덮는다는 말이다.

감독이 왜 이 영화를 개봉했는지도, 왜 OTT로 공개할 일은 없다고 말했는지도 영화를 보고 나니 이해가 갔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남은 감정은 딱 하나였다.

‘개열받는다.’

:mad:

 

보는 내내 속으로 쌍욕이 나왔고 한숨이 끊이지 않았다.

부모는 아픈 자식을 외면했다. 회피했다.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그러면서도 자기 자식은 정상이라며 수십 년간 나이브하게 흐린 눈을 했고, 그렇게 병을 키웠다.

감독님께는 죄송하지만, 보면서 ‘부모님이 참 오래 사시네요’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심지어 다 늙어서까지 자신이 옳았다는 스탠스를 고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중에는 속으로 ‘지랄하네’만 남발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일본이 일본했다’였다.

그리고 그게 아마 감독이 이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이유였을 것이다.

일본어를 읽을 수 있고 알아들을 수 있어서 영화가 배로 괴로웠다. 말의 표면뿐 아니라 그 안에 깔린 태도와 뉘앙스까지 그대로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이 영화를 보고도 속으로

‘저 집 참 힘들었겠네.’

하고 남의 일 보듯 지나치지 않을까.

어쩌면 바로 그 태도까지 포함해서, 이 영화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원래 월요일에 보려고 했는데, 컨디션이 안 좋아져서 오늘 2시간 연차 쓰고 보고 왔습니다…

이 영상을 보시면 왜 저런 영화가 나왔는지 이해가 될 겁니다… :mad:

김뭐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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