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어떻게 해야 했을까?

지난 7월 29일에 개봉한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 (후지노 토모아키)입니다.
영화는 약 20여년의 세월동안 한 집안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다룹니다.
누나가 어느 날 조현병 발작을 보인 이후로 이어진 세월 속에서, 가족들은 무엇을 어떻게 했어야 마땅할까.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온 뒤에 남는 것은 누군가를 탓하거나 비난하고픈 마음이 아니라 이 영화를 본 다른 누군가를 향해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라고 묻고 이야기를 나누고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조현병 환자를 어떤 사건의 자극적인 수식어구로 쓰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정신장애를 지닌 환자들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인 차별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더욱 많은 분들이 보시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이후의 사회에서는 이러한 일이 조금은 더 나은 형태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 영화와 관련하여 제가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어서 추가로 소개하겠습니다.

1. “나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비장애형제 자조모임 ‘나는’)
영화나 소설, 미디어 등에서 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그에게 형제자매가 있을 때, 우리는 어느새 그 형제자매를 미워하거나 잊어버리게 됩니다. 엔딩에서 모두가 장애인 주인공에게 박수를 친다면 으레 그가 거기 있으리라 생각하지요. 그런데 현실에서 장애형제를 가진 사람은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이 책은 장애인 중에서도 정신장애를 가진 비장애형제들의 모임과 모임 구성원들이 쓴 글을 모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사람이던 간에 자신을 존중받지 못한 자라나는 경험은 큰 고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 마이너리티 디자인 (사와다 도모히로)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작가가 장애를 가진 소수자를 위한 활동을 지원하고 제작하며 자신이 느낀 바와 ‘소수자를 위해 불완전한 부분을 보완하면 사회는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메세지를 전하는 책입니다. 작가는 슬하에 시각장애 아들을 두면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소수자를 위한 마케팅을 시작하게 됩니다. 눈이 보이지 않고, 신체 일부가 절단되었고, 귀가 들리지 않는 등 ‘장애’로 불리는 요소를 그 사람의 불완전요소로 치부하고 끝내는게 아니라 그들이 그러한 요소를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걸 어떻게 사회에 알릴 수 있는가를 고민한 책으로도 읽혔습니다. 책 내에서 나오는 ‘유루스포츠’도 ‘신체능력이 뛰어나거나 좋아야 성적을 낼 수 있는 스포츠’라는 굴레를 벗어난 점에서 인상깊었습니다.

3. 희망 대신 욕망 (김원영)
장애를 가진 이들은 어디서 자라나야 할까요? 어디서 교육을 받아야 할까요? 그들이 고등교육을 원할 때 우리 사회는 그들이 원하는 학업을 제공해줄 수 있을까요? 그러한 물음을 되새김질하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태어날 때부터 휠체어를 타야만 했고 그러한 자신의 처지 때문에 일반적인 삶을 사는 것 조차 힘을 들여야 했습니다. 특히 장애인들이 사회에 보이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여느 시선 때문에 자신이 하고픈 일을 접어야 하지 않을지 고민하는 모습은 읽는 저에게도 힘겹게 다가왔습니다. 그럼에도 장애인은 사람이고, 그저 예쁘고 마음씨 고운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바라는 것을 욕망할 수 있음을 알려준 감사한 책입니다.
식견이 부족하여 3권 정도만 추천드렸습니다만 그 외에도 읽어보기 좋은 도서가 있다면 덧글로 달아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3권 모두 <어떻게 해야 했을까?>와 더불어 장애인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이므로 관심이 가신다면 한번 쯤 읽어보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감독의 의향에 따라 극장 개봉 이후 OTT로 공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혹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개봉 시기를 놓치지 않고 꼭 관람하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더운 날씨에 다들 건강 조심하세요.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