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로그라인 쓰는 방법 공유★

분류: 수다, 글쓴이: 창궁, 3시간 전, 댓글3, 읽음: 66

사실 일전에 쓴 글에서,

자유게시판에 홍보하고, 다른 작품에 찾아가 은근히 자기 작품도 읽어달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것도 좋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독자가 찾아 읽게 만드는 소설이란 건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건 절대 작품의 질만이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죠. 물론 작가가 작품 안에서 노력할 수 있는 요소는 있습니다. 그건 조금 나중에 다뤄보기로 하고…

라고 썼는데, 막상 안 다뤘더라고요(…) 2번에 쓴 건 독자 입장에서 쓴 거지 작가 입장에서 로그라인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를 다룬 건 아닌지라. 이래서 의식의 흐름대로 쓰면 안 됩니다. 공수표를 막 남발해요.

하여튼 그러한 의미에서 제가 로그라인을 쓰는 방법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제 로그라인이 훌륭하다거나 대단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적어도 제가 세운 내적 기준치로서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다고 여겨지는 ‘로그라인 추출법(?)’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다고 알려드리는 것입니다.

 

1. 콘셉트를 밝혀라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분위기, 주제의식, 혹은 어떠한 소재나 포인트들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분위기를 암시하는 로그라인으로는 대표적으로 겨울간식 소일장 연작 시리즈가 있고,

저의 자랑스러운 코즈믹호러 단편인 암흑색맹이 있습니다. 또한 암흑색맹의 로그라인은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이기도 하죠. 이는 암흑 시리즈의 로그라인이 공통적으로 해당됩니다.

최근에 쓴 논개놀이 역시 콘셉트를 그대로 밝힌 로그라인입니다.

 

2. 화두를 던져라

1번이 전달하고자 하는 게 ‘대략적인 작품의 분위기’라면, 2번은 ‘작품 전체를 끌고 갈 주요한 질문’을 던지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로그라인은 제목을 그대로 활용한 정승후가 있고,

황금드래곤문학상 본심에 오른 달리 방법이 없었다 역시 이와 같은 로그라인입니다.

타임리프 공모전 본심에 오른 도미노 역시 마찬가지죠.

 

3. 도입부를 극한으로 요약해라

말 그대로 작품의 초반부, 곧 작품의 메인 사건이나 갈등이 시작되는 그 단초를 극한으로 요약해서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으로 절대시계가 있습니다.

스칼렛 위치도 이쪽으론 빼놓을 수 없죠.

도미노 후속작이라기엔 다소 망했지만(…) 로그라인은 제법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작가 프로젝트에 당선된 시린골과 시린골의 후속작 겸 미궁부 유니버스의 장편인 미궁 사변 역시 도입부 그 자체입니다.

???: 작가님 근데 시린골 로그라인은 원래 저게 아니었지 않나요?

???: 너처럼 눈치 빠른 독자는……

 

4. 작품을 의미심장하게 요약해라

작품의 주제의식과 내용을 한두 문장으로 담되, 읽지 않으면 의미를 알 수 없게끔 한두 차례 꼬아서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예술가의 성배가 있습니다.

마지막 불행도 빼먹을 수 없겠네요!

싱귤러리티 역시 나쁘지 않은 로그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Gryvaisht은… 아 정말 이건 다 읽고 나면 이보다 더 완벽한 요약은 없다는 걸 깨달으실 겁니다.

 

네, 대충 이렇게 4가지 정도의 방법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근데 놓고 보니까 나름대로 수상하거나 어디 공모전에 결과물이 있는 건 1~3번이고 4번은 딱히 이렇다 할 게 없군요(…) 물론 공모전 투고작들과 로그라인은 무관하기 때문에 별 의미없는 상관관계입니다만……

달리 보면 확실한 콘셉트가 있거나, 작품을 관통하는 화두가 있거나, 도입부가 명명백백한(뚜렷하고도 직관적인) 작품들이 로그라인이 잘 나온다고 할 수도 있겠죠.

로그라인을 “잘 써야” 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아니라고 답하겠지만, 로그라인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냐”라고 묻는다면 저는 그 역시 아니라고 답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로그라인 때문에 작품을 보게 만드는 건 미미할지 몰라도, 로그라인 때문에 작품을 안 보게 될 순 있다는 거죠.

당장 저만 해도 로그라인 때문에 들여다 본 작품보다는 일단 피하고 본 작품이 더 많으니까요. 그러니 ‘못 쓴 로그라인’ 만큼은 피하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1번부터 4번까지의 본질은 길지 않다는 것이죠. 한두 문장 안으로 끝내야 합니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자기가 자기 작품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겠죠? 자기도 모르는 작품을 쉽게 요약할 수 없을 테니까요.

장편의 경우 너무 중요한 요소가 많아서 요약해도 로그라인이 뚱뚱해요! 라면 사실 덜 요약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피스가 결국엔 ‘해적왕이 되는 이야기’고 나루토가 결국엔 ‘호카게가 되는 이야기’잖아요? 그리고 작품을 읽은 사람들은 알죠. 해적왕이 어떤 의미고, 호카게가 어떤 의미인지.

‘귀결되는 이야기의 본질’은 존재합니다. 그걸 로그라인에 담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만약 정말로 그게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건 이야기가 중심 없이 방황하고 있다는 뜻이 되겠고요.

여러분의 흥미로운 로그라인 작성을 응원합니다! 같은 로그라인 작성에 끙끙 앓는 사람으로서 같이 힘냅시다…ㅎㅎ

창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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