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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 입장에서의 리뷰 방법론 궁리(??)

분류: 수다, 글쓴이: 노르바, 21시간 전, 댓글6, 읽음: 76

이거슨 브릿G라는 특수한 플랫폼이기에 구상 가능한 방법론이다.

또한 비평의 관점에서는 거의 불가능하고 순전히 홍보나 좋은 감상관점에서만 가능한 방법들이다.

 

소설가를 리뷰어로 치환하자. 그렇다면 리뷰 또한 하나의 작품이 된다. 리뷰의 소재가 소설이 될 뿐이다. 이렇게 되면 좀 더 시야를 넓힐 수 있다. 리뷰는 단순히 소설을 설명하는 도구가 아니며, 리뷰 자체가 소설과 동등한 위상을 가진 텍스트가 된다.

1) 소설에 대한 리뷰를 반어법적으로 작성한다. 이렇게 한다면 잘 쓰여진 부분을 일부러 트집잡듯이 골라내서 띄운다. 즉, 미덕을 공격한다. 반어법 리뷰는 일종의 함정이 되어야 한다. 독자를 속여서 원작으로 더 깊이 데려가는 것이어야 한다. 다만 이 경우 무게감이 덜한 작품들에 어울릴 것이다. 또한 리뷰가 너무 촘촘하면 단순한 비꼼이 되고, 너무 드성드성하면 진짜 혹평으로 오독될 위험이 있다.

2) 소설의 장르를 역설계해서 리뷰를 작성한다. 예를 들어 호러 소설의 리뷰를 개그로 작성하거나, SF 소설의 리뷰를 판타지소설 처럼, 로맨스 소설의 리뷰를 스릴러로 작성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공포와 웃음은 모두 긴장의 산물이기에 호러와 개그는 맥락이 잘 통할 수 있다. SF를 판타지로 리뷰하게 되면 독자는 그 치환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는지를 발견하면서, SF와 판타지가 공유가능한 작동원리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단순 패러디로만 보이면 리뷰의 격이 떨어질 수 있다. 그저 웃기기 위한 리뷰로 보이지 않도록, 원작의 내부 논리를 다른 코드, 다른 세계관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아니면 장편연재 소설의 리뷰를 300자 이내로 쓰거나, 원고지 10매도 안 되는 소설을 하나하나 해체하고 관점을 전부 달리해서 원고지 50매 이상으로 리뷰를 늘려쓰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겠다.

3) 장편을 몇마디 문장으로 압축하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니며, 어떤 면에서는 그저 로그라인이나 소개글의 반복이 될 위험이 크다. 로그라인도 소개글도 아닌 ‘리뷰’로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것인지에 대한 선택자체가 리뷰어가 무엇을 읽었는지를 상당히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으며, 핵심요약 능력과 위계화 능력을 그대로 나타내 줄 수 있다.

4) 반대로 작정하고 비평의 관점에서라면 이런 것이 가능하다.

아주 짧은 단편의 리뷰를 몇배로 늘여서 쓴다. 이러면 그 단편이 그만큼 여러 각도로 해체해볼만할 정도로 잘 썼을 때 장점이 된다. 본격적인 비평문학장르가 될 것이다. 롤랑 바르트가 발자크 단편 한 편으로 S/Z를 썼던 것처럼. 그렇게 되면 리뷰어가 그만한 역량과 기준점들을 잘 알고 있다는 포트폴리오가 되어줄 수도 있다.
…잘 되었을 때의 이야기지만.
이 방법론이 성립하려면 대상 작품이 그만한 밀도를 실제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고, 리뷰어… 아니 이 경우는 사실상 전문 비평가… 수준이어야 하지 않냐는 반박을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어어나! 아마추어라고 이렇게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좋아하는 작품을 문장단위의 해부(묘사, 대사, 가독성, 조사 사용, 쉼표 등등), 생략된 부분의 추론, 장르사적 위치, 전달하는 메시지 등등까지 분석해 보여주면서 스스로도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 리뷰로 볼 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2차 창작 형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반적인 리뷰란 독자의 시점에서 작품을 보게 된다. 그런데 작품 안에는 이미 주인공 말고도 다른 시선들이 존재한다. 그 시각을 빌려서 리뷰를 쓴다면? 이것은 비평이자 동시에 창작이다. 사실 정말로 창작이다. 원작의 재해석이니까. 이것에 대해서는 보류해두겠다. 그러나 리뷰가 또 하나의 작품이라는 관점에서라면 이 또한 방법론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읽은 사람들과 작가에 대한 팬심으로서의 리뷰가 되겠지만.

 

 

….은 이제 소설보다 리뷰… 그것도 지금처럼 각잡고 쓰는 거 말고 “님드라 ㅠㅠ 이거 나랑 같이 봐줘요 ㅠㅠ” 같은 ‘단상형 리뷰’나 좀 더 ‘읽는 재미가 있는 리뷰’에 좀 더 중점을 둬 보고 싶다 그런 얘기였습니다. ㅇㅅㅇ

 

(다른 분들의 리뷰에 대한 아이디어도 듣고 싶네요)

노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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