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군가의 최애입니까?
short film ‘are you the favorite person of anybody?’
written by miranda july
‘당신은 누군가에게 최상의 존재입니까?’
‘네?’
‘그 무엇보다도 당신이 가장 좋다고 할만한 사람이 있느냐고요’
‘아…’
‘생각할 시간을 드리죠’
‘아니에요, 괜찮아요’
‘…’
‘…’
‘모두가 누군가에게 최고의 존재여야 하는 건 아니죠
그러니까 꼭 대답하실 필요는..’
‘있어요’
‘그래요?’
‘네, 옛 애인 크리스틴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아요’
‘좋아요, 좋습니다.
그럼 얼마나 확신하시죠?
절대적으로, 거의 확실한, 그럴 것 같은, 확실치 않은, 가능성은 있는’
‘절대적으로요’
‘그건 틀림없다는 뜻인데요, 가장 강한 거예요’
‘어.. 음.. …그 아래는 뭐라고요?’
‘거의 확실한’
‘음…’
‘그 다음은 ‘그럴 것 같은’이고요’
‘아, 그게 맞아요’
‘그럴 것 같은,으로 하시겠어요?’
‘네’
‘좋아요, 좋습니다 큰 도움이 됐어요
에..고맙습니다, 이쪽으로 오는 사람을 보시거든 저에게로 보내주시겠어요’
‘…네’
‘고맙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최상의 존재입니까?’
‘네?’
‘이 세상에서 당신이 가장 좋다고 할만한 사람이 있느냐고요’
‘아니요’
‘…’
‘…’
‘…정말요?’
‘네, 없습니다’
‘…좋아요
그걸 얼마나 확신하시죠?
절대적으로, 거의 확실한, 그럴 것 같은, 확실치 않은, 가능성은 있는’
‘절대적으로요’
‘그건 틀림없다는 뜻인데요’
‘틀림없습니다’
‘…’
‘…’
‘…오렌지 좋아하세요?’
‘네?’
‘제 아내 아는 사람이 오렌지 나무를 세 그루 키우거든요, 끝도 없이 열리네요’
‘…공짜로 주신다고요?’
‘네, 가져가세요’
‘그럼 두 개 가져가도 될까요?’
‘그럼요’
‘여자친구가 좋아하겠네요’
‘…’
‘…’
‘…세 개 가져가셔도 돼요’
‘정말요?’
‘그럼요’
‘끝내주네, 공짜 오렌지라.. 고맙습니다’
‘제가 고맙지요’
‘당신은 누군가에게 최상의 존재입니까?’
‘네?’
‘당신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있느냐고요’
‘아, 됐어요’
‘그냥 설문조사 하는 거예요’
‘투표 안합니다.’
‘정치적인 문제도 아닌데요’
‘압니다, 그냥 이런 일엔 관심 없어요’
‘이런 일이라니요’
‘이런, 자유 연애 같은거요’
‘그런 거 아닌데요’
‘어쨌든 상관하기 싫다고요, 수고하쇼’
‘알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위의 영상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단편영화예요.
이 단편이 주는 교훈(앨리스의 백작 부인같은 말이군요)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행복을 말하기는 주저하면서도 너무 쉽게 속단해버리는 불행 같은 것?
아무도 자신을 최상의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남자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오렌지 하나 더 가져가시라고 말하는 셀로판맨의 머뭇거림은 상황을 더욱 쓸쓸해보이게 하죠.
누구의 최애도 아닌 우리들은 이 무심한 세상을 어찌어찌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그 질문에 대답하려면 버클리의 질문으로 돌아가야죠.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나무 한 그루가 쓰러진다면 거기서 소리가 날까.
혹은 라이프니츠의 질문.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언가 존재하는가.
이상의 ‘황의 기’는 어떤가요.
피부는 한 장 밖에 남아 있지 않다
거기에 나는 파랑잉크로 함부로 근을 그렸다
이 초라한 포장 속에서 나는 생각한다-해골에 대하여……묘지에 대하여 영원한 경치에 대하여
…
나는 죽는 것일까 나는 이대로 죽어야 하는 것일까
…
붉은 밤 보라빛 바탕
별들은 흩날리고 하늘은 나의 쓰러져 객사할 광장
보이지 않는 별들의 조소
…
봄이 나를 뱉어낸다 나는 차거운 압력을 느낀다
듣자 하니-아이들은 나무 밑에 모여서 겨울을 말해버린다
화살처럼 빠른 것을 이 길에 태우고 나도 나의 불행을 말해버릴까 한다
봄이 나를 뱉어낸다. 봄이 나를 뱉어낸다.
언제나 봄이 다가올 즈음에 되뇌는 문구.
벌써 4월입니다.
‘결코’라곤 결코 말하지 마
‘반드시’라고도 하지 말고
너에겐 ’더러는’ 정도가 좋을 수 있어
널 따분하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좀 더 친절하기로 해
그들에게도 네가 따분하긴 마찬가지일 테니까
이렇다고 말하고는 내심 저렇기를 바라지 마
어느 쪽 말이 씨가 될지 어떻게 알아
네가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라면
아마 그쪽에서도 널 사랑할 가능성이 높을 거야
‘결코’라는 말은 결코 하지 말고
똑똑하게 굴려고도 하지 마
모든 싸움을 이긴다니 얼마나 외로운 일이겠어
네가 듣고싶지 않은 말이라면 너 또한 입에 담지 마
친절하기 힘들다면 예의라도 있자고
만사를 다루듯 매사에 신중하되
그르친다 해도 잘못은 아닌 거야
어떻게 항상 옳겠어
어떻게 그래
되도록 진실하고
공정하도록 노력해봐
머리카락을 너무 만지작거리지 말고
피크가 아니라 손가락으로 기타줄을 퉁겨봐
무언가 받아들일 공간을 남겨두고
좀 더 보살피도록 해
시간을 잘 지키고, 사람들을 기다리게 만들지 마
무슨 빌어먹을 거물이나 되는 것처럼 굴지 말라고
준비에 지나치게 몰두하지 말고
좀 더 보살피도록 해
자기자신을
꽃에 물을 주고
샤워하는 김에 소변을 보지 말고
책은 단지 작품일 뿐 친구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
열렬하게 좋아하지 않는다고 꼭 혐오한다 말할 필요는 없어
그 사이에는 무수한 결이 존재하니까
좋은 연인이 되도록 해
앞으로도 깨닫게 되는 게 있을 거야
넌 네 부분의 합보다 큰 존재야
시작을 안다고 반드시 그 끝을 알 수 있는 건 아니야
되도록 진실하고
공정하도록 노력해봐
머리카락을 너무 만지작거리지 말고
피크가 아니라 손가락으로 기타줄을 퉁겨봐
무언가 받아들일 공간을 남겨두고
좀 더 보살피도록 해
시간을 잘 지키고, 사람들을 기다리게 만들지 마
무슨 빌어먹을 거물이나 되는 것처럼 굴지 말라고
준비에 지나치게 몰두하지 말고
좀 더 보살피도록 해
자기자신을
음…
늦지 말고,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지 말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줄 착각하지 말고
지나치게 준비하지 말고
그냥 자기자신을
좀 더 돌보는 게 좋겠어
나 자신을
나에게 남기는 기록 / 오렌 라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