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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직장인의 하루(고양이 사진 있음)

분류: 수다, 글쓴이: 김뭐시기, 3시간 전, 댓글6, 읽음: 39

3월은 누구나 바쁜 걸까요. 너무 바쁜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본사에서 파견 근무 오신 주재원과 동행하며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거주하실 사택 설명을 통역해드리고, 법인 명의로 휴대전화도 개통해드리고, 외국인출입국사무소에도 함께 가서 외국인등록증 발급 서류 제출을 도왔습니다. 작년 말부터 대리인으로 비자를 받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고, 공무원들과 매물 쟁탈전을 벌이며 집을 찾느라 정말 똥꼬쇼를 했는데, 그게 헛된 짓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주인분이 스님이신데, 대표님의 첫 한국 생활에 좋은 인상을 가지실 수 있도록 집을 정말 꼼꼼히 살펴주셨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를 위해 이것저것 고생을 많이 하셔서, 처음으로 집주인분께 선물을 준비해 드렸습니다. 사실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부동산 사장님이 “스님이 고생 많이 하셨으니 바나나 한 송이라도 사다 드리세요 ^^”라고 농담처럼 말씀하셨는데, 예전에 마셔보고 맛있어서 기억하고 있던 중국 기문홍차를, 드시기 편하게 티백으로 된 제품을 사서 드렸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좋아해 주셔서 기뻤는데, 며칠 뒤 생각지도 못하게 염주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런 선물은 처음이라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출입국사무소에 온라인 방문 예약을 하고 가야 하는 이유도 깨달았습니다. 사실 한국인이 외국인출입국사무소를 갈 일은 거의 없지만, 언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게 인생이기 때문에 꿀팁을 공유하자면… 반드시 해야 합니다… 안 하면…

3시간 반 동안 갇히게 되거든요. 이렇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습니다. 온라인 예약을 얕봤던 것을 후회하며, 대표님과 WBC 이야기나 한국어 공부 등 일본어로 스몰토크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글을 읽으려고 노력하시길래 발음도 알려드리고요.

13시 48분에 도착해서 17시 19분에 모든 업무를 마쳤는데, 저희 차례가 됐을 때 담당자분이 웃으면서 말씀하시더군요. 3시간이면 짧은 편이라고…

 

 

 

그렇게 오늘에야 비로소 여유가 생겼는데, 아침부터 갑작스럽게 출장 일정이 잡힌 한 직원분이 “18일부터 20일까지 항공권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일만 남기고 예매를 부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출장 중이시라 바로 전화를 걸어 “그럼 제가 00시부터 24시까지 그날 모든 항공편을 다 조회해서 예매하면 될까요? ^^”라고 했더니, 죄송하다는 답이 돌아왔는데…

어제 정신과에 가서 선생님께 여쭤봤습니다. “제가 가끔 화를 못 참는데, 정말로 분노조절장애일까요?” 하고요. 요즘 있었던 일들을 모두 말씀드리자, 선생님께서는 진짜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사람은 이렇게 조곤조곤 말하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지금처럼 노력하면서 화를 다스리는 연습을 하면 될 것 같다고 하셨고, 많이 나아진 점도 다행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회피하지 않는 태도 역시 좋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생각해보니 모든 원흉은 저번 주 바닥에 흘린 커피였습니다. 출퇴근할 때마다 얼룩을 볼 때마다, 둑처럼 막아둔 화가 조금씩 터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오늘 드디어 출근하자마자 커피 자국 위에 베이킹소다와 주방세제를 섞어 떡칠해 두었습니다. 왜인지 입사 때부터 계시던 대표님이 카펫 재질 바닥을 고집했는데요. 그분을 평생 저주할 예정입니다.

!@#$%^&*()

 

 

언니가 보내준 콩고물 고양이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게 어쩌면 마지막으로 올리는 수다일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소일장 소식이 올라올 때, 그때 참여하기 위해 나타나겠죠. 모든 소일장에 참여하는 건 아니지만, 바쁘기도 하고요. 그래도 ‘인간종에 대한 음모’ 리뷰라는 미션은 수행하기 위해 롱 인덱스까지 사놨기 때문에, 그건 좀 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미리 본 뒤, 바로 교보문고로 달려가 롱 인덱스를 질렀거든요…

김뭐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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