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연말정산] 한 해가 참 빠르네요..
1. 2025년에 이룬 것, 혹은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일은 무엇인가요? (창작과 무관해도 좋습니다)
우선은 역시 탄핵일까요. 다른 분들도 적어주셨지만, 정말 당시에 뉴스를 들으며 받았던 충격이 지금도 생생해요. 여전히, 정말 세계적인 우경화가 걱정되긴 합니다.
창작과 관련해서는, 한동안 창작의 리듬을 반쯤 놓치고 살았던 것 같은데 요즈음 다시 그 근육이 돌아오고 있다는 부분일까요.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보고 읽고 쓰고 하는 걸 열심히 하려고 했던 올해입니다. 브릿g에는 올릴 수 없지만 장르 팬픽도 좀 썼어요(ㅋㅋ…). 감상하고 싶었으나 밀린 것들을 봄이 오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2025년에 본 창작물 (영화, 책, 기타 등등)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올해 참 좋은 독립 영화가 많았던 한 해인 것 같아요. 그 중에도 하나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윤가은 감독님의 <세계의 주인>이 아닐까 싶네요. 정말 고맙다는 표현 말고 생각나는 게 없는, 그런 영화였어요. ‘왜곡되지 않는 시선으로, 더없이 윤리적인 렌즈로 바라보기에 자연스럽게 모든 인물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부드럽다’고, 어딘가에 적어둔 감상을 가져와 봅니다. 그 외에 언급은 하고 싶은 작품은 <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 영상도 정말 잘 만들었고, 아쉬운 부분들이 있더라도 이 정도의 서사를 고작 12화 안에 눌러 담은 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인데 묘하게 평가가 안 좋아서 마음이 좀 그렇더라고요.
책은, 가장 최근에 위래 작가님의 단편집 <백관의 왕이 이르니>를 완독했어요. 예전에 브릿g에 올려주신 작품들도 읽은 기억이 있고, 트위터에 올려주시는 창작에 대한 이야기들도 늘 잘 보고 있는데 정작 제대로 각 잡고 읽은 적이 없어서, 시간을 내서 읽어보았어요. 그런데 정말 좋더라고요. 간결한 문장으로 장르 규칙을 툭툭 제시하면서 서사를 전개하는데 참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한지 놀라웠어요. 특히 표제작, 정말정말 좋았습니다. 그 외에도 올해 듀나 작가님 단편집이 세 권이나 나와서, 열심히 병렬로 읽는 도중입니다. 그치만 역시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문장을 잘 쓰시는 작가 중 한 분이 듀나 작가님이라고 생각해요.
3. 2026년의 창작, 감상 목표는 무엇인가요?
사 두고 한 절만만 읽은 책들이 너무 많아서 내년에는 이것들을 어떻게든 처리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출간된다면 꼭 사야만 하는 책이 있어요. 한강 작가님의 겨울 3부작 단행본이 나온다면 반드시..!!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이 정말 너무 말이 안 되는 작품이었고 ‘작별’도 역시 좋았어서, 마지막 작품이 어떤 이야기일지 정말 기다려집니다.
창작은 어떻게든 열심히 한 편이라도 더 써야겠다고 생각해요. 조금 긴 단편이라도 적어보려고 하면 원고지 30-40매 가량에서 막히는 글들이 많은지라, 늘 쌓여있는 미완성작들의 결말이 잘 찾아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추가질문 (선택사항): 올해 브릿g에서 감상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혹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작가, 독자는 누구인가요?
가끔 점심시간 등등에 브릿g에 들어와 단편 하나 쓱 읽고 나가곤 하는데요, 그러다가 유독 감탄스러운 작품들이 보이면 혼자서 탄성을 지르곤 합니다. 올해 그랬던 작품을 떠올려보면, 아무래도 조나단 작가님의 <링구아 코스미카>네요. 놀라운 반전?을 통해 경이감을 주는 이야기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