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일장 개최 안내 (2025/11/17 ~ 2025/11/30)
11월 중순이 되었네요. 해가 짧아지고 공기가 차가워지니까 어째 잠에서 깨기가 힘겨운 느낌이에요. 겨울잠이라도 자야 하는 걸까요… 이렇게 추울 땐 이불을 꽁꽁 두르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싶어요. 여러분은 추위에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가요?
이번 소일장은 위수정의 <fin>을 주제로 삼아볼까 해요. 이따금 읽곤 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신간이랍니다. 연극이 끝나며 시작되는 이 소설은, 화려해보이는 배우의 삶 속에서 잘 보이지 않는 측면을 그리고 있어요. 스캔들로 오랜 공백기를 가진 배우 최기옥이 8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어요. 마지막 대사를 끝으로 조명이 꺼지고 무대의 막이 내릴 때 기옥과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조금만 더. 조금만. 하지만 꿈같은 시간은 언젠가 깨기 마련인 것일까. 보드라운 꿈처럼, 잔잔하고 맑은 물결처럼 마무리 되는 삶은 없는 것일까. 아니, 기옥은 그렇게 긴 꿈을 원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백일몽처럼 반짝, 하고 깨어버리는 생이라니. 그건 누구의 잘못이었을까. (위수정, <fin>, 16쪽)
기옥과 기옥의 매니저 윤주, 동료 배우 태인, 태인의 매니저 상호. 네 사람의 이야기는 욕망과 가면, 본질과 상태, 노력과 돈, 성공과 실패 사이를 넘나들며 불온하고 위태롭게 이어져요. 누구보다 화려하고 풍족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허무와 갈망에 시달리기도 하고, 삶을 연기하는 것인지 연기로부터 잠시 벗어난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태가 이어져요. 지금 내가 드러내는 것이 나의 본질인지 일시적인 상태인지 확신하지 못하면서요. 기옥과 태인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매니저에게는 그들만의 괴로움이 따로 이어졌어요. 가까운 곳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역을 수행하지만 누구의 눈에도, 심지어 그들이 보조하는 배우의 눈에도 띄지 않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나는 대사를 읊으며 통증을 느낀다. 마지막에도 나는 나의 언어를 찾지 못한 채 수 세기 전 죽은 작가의 언어를 대신 읊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마치 그가 나의 미래를 예견하고 쓴 글처럼 여겨진다. (위수정, <fin>, 142쪽)
이번 소일장의 주제는 “무대에 오르다”입니다. 말 그대로 연극 무대일 수도 있고, 누군가 활약하도록 마련된 상황이나 장소를 의미할 수도 있겠네요. 무대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무대를 마련한 사람은 누구이고, 무대가 유지되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는 이들은 또 누구일까요? 무대 위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제시어가 포함되지 않아도 좋으니 자유롭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기간은 11월 17일부터 11월 30일이 끝나는 밤 12시까지 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시어: 무대에 오르다
분량: 5매 이상
기간: 11월 17일 ~ 11월 30일 밤 12시
장르 및 형식 자유
*참여해주신 분들께 소정의 골드코인을 드립니다.
*참여 후 댓글로 작품 숏코드를 달아주세요.
*참여 리워드는 소일장 종료 후 일괄적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다른 소일장과 중복 참여가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