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볼결심] 이거 하나 봤어요
중고등학교 때 항상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 다녔습니다. 교과서와 참고서 등을 있는 대로 다 때려넣었죠.
누군가가 왜 그렇게 무거운 책가방을 지고 다니냐, 좀 학교나 집에 놓고 다녀라 라고 한다면… 혹시 집에서/학교에서 공부할 때 볼 수도 있는데 없으면 난감하니까 뭐든 일단 넣고 다녀야 한다는 게 제 논리였습니다.
사실 그 때는 야간자율학습이 있던 시절이라 집에 돌아오면 아무리 잘 해 봐야 공부는 2~3시간? 정도 더 하고 자야 하니, 그렇게 많이 들고 다닐 것까지도 없었는데…
아무튼 그 시절에 저는 마치 겨울잠 자려고 뱃속에 아무거나 다 때려넣는 곰처럼 땡땡한 가방을 메고 집에 돌아와서, 밤새워 공부하는 척하고 <반지의 제왕>을 읽었… <<쿨럭
이것저것 보고 싶은 건 많았는데 요즘도 하고 있는 게 많아서 무언가를 진득하게 볼 여유는 나지 않았고
그건 역시 연휴 기간에도 마찬가지였고
보고 싶었던 천몇백 화짜리 전화무료 이벤트 웹소설은 왜인지 너무 피곤해서 3화까지밖에 보지 못했고
나는 남들처럼 직장 다니는 것도 아니고 연애도 못 하는데 왜 피곤할까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여하간 못 보다가
저거 하나 봤습니다. 책이 상당히 얇은데 같은 내용이 중국어와 영어로도 실려 있어서 실제 내용은 더 짧습니다…
한국에 청년 히키코모리가 54만명이라는 최근 뉴스를 본 적이 있고 저도 그 중 한 명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솔직히 우리나라에 청년백수가 54만명밖에 안 될까? 히키니트 기준을 너무 높게 잡은 거 아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일본의 ‘자택경비원’이나 중국의 ‘탕핑족(사회에 실망해서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방에 드러눕는 청년들)’ 같은 단어가 꽤 많이 쓰이는 걸 보면
어쩌면 국가를 막론하고 현대사회의 어둠이 많이 깊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는 새로 시작하게 된 미소녀 가챠겜 리세마라를 하고 있는데
과금을 안할 거기 때문에 리세마라를 반강제적으로 해야 하는데 와… 쉽지 않네요
사흘째 저녁마다 리세마라 중입니다 그냥 이제 슬슬 포기하고 이륙할까 싶어요ㅋㅋㅋ
여하간 문화생활은 많이 즐기지 못했지만 매일 스터디카페 꼬박꼬박 나가서 나름대로 백수탈출 기원 공부했으니까요.
알찬 연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