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볼결심] 오랜만이에요.
일단 곡 하나 틀고 시작합시다. toe라는 밴드의 goodbye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1pZIfretEs
근황 조금 이야기하자면 12월 계엄과 함께 편의점 야간을 잘리고, 아버지도 보내드리고 어떻게 하나 멍하니 있다가 어떻게 취직이 되었습니다. 평범한 콜센터 인바운드입니다. 입사교육 받다가 근로계약서 작성하고 슬슬 실습 들어가고 있네요. (이정도까진 말해도 상관없겠지?)
이제 3일차 실습이고 아직 적응하는 중이지만 생각보다는 할만합니다. 특히 내 일을 근무시간 외까지 들고갈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일까요. 덕분에 점심시간과 퇴근 후에는 온전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습니다. 당장 생활비도 해결된 셈이니 창작활동도 급하게 할 필요 없이 여유가 생긴 셈이구요.
오히려 평소에 ‘근무시간’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기에 너무 급하게 창작과 독서를 돌아보지 않고 ‘몰아서’ 한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이 될 정도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천천히 페이스를 낮췄어요. 지금은 하루에 크로키 15분, 가벼운 원고 구상과 퇴근 후 일기, 독서 정도만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이 안정된 느낌이에요.
하지만 이제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 되었으니 휴일은 귀중하게 써야 할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이번 휴일에 뭘 몰아보지? 하고 고민하다가 어제 막 결정했습니다. 사실 몰아본다기도 말하기 미안할 정도로 평소에 비해 읽는 양을 줄였습니다.
실례지만 절판된 책을 좋아하십니까. 저는 절판된 책이 너무 좋아서 절판된 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 책은 노블마인에서 발매된 <캐스터 펠릭스> 시리즈의 3권입니다. 원래 영국 작가 마이크 캐리의 책인데, <콘스탄틴>의 원작으로 유명한 만화 <헬블레이저>나 <루시퍼>의 글작가로 유명한 작가분의 개인작입니다.
원래 본토에서는 5권으로 완결되었으나, 노블마인 출판사의 사정이 좋지 못했는지 3권까지만 나오고 어느 순간 출판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 같습니다. 2018년까지의 절판서적만 있고 신간은 없네요. 영미식 어반 판타지를 좋아하고 비슷한 스타일을 창작하는 입장에서 1, 2권을 (이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영미권 번역서가 으레 그렇듯 두꺼워서 이걸 읽는 것도 힘든 것 같긴 합니다. 사실, 입사 전에는 만화는 좀 읽어진다 싶었는데 소설이 이상하게 안 읽어졌었거든요. 오히려 회사에 들어가고 독서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드니 소설도 읽어지는 것 같습니다.
<카구라바치>는 처음 소문을 들었을 때만 해도 의아했던 작품입니다. <주술회전>이나 <체인소맨> 1부가 끝나가는 와중에 <사카모토 데이즈> 등과 함께 차세대 점프를 견인할 액션만화다 하는 식으로 영미권에 소문이 자자했는데, 정작 그 때 한국에는 딱 1권이 정발되었거든요. 본토에도 얼마 안 나왔을 건데 무슨 개소린가 싶어 1권을 구매했는데, 뛰어난 액션 연출에 놀랐습니다. 그걸 보고 ‘이건 종이책으로 봐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골목책방을 통해 이번 민생쿠폰으로 나머지 책들을 주문하고, 아직 포장도 안 뜯었습니다. 사실 2권은 발매 당시에 구매해서 이미 읽었는데 돈이 너무 궁해서 팔아버렸어요.
휴일에 이정도는 다 읽을 수 있겠지. 하고 기대중입니다. 확 창작이나 독서 페이스를 줄여버리기로 했기 때문에, 이번엔 두 작품 정도를 읽는 것으로 만족하려 합니다. 예상치 못하게 너무 빠르게 다 읽어버렸다던가(!) 한다면 추가로 다른 책들을 슬금슬금 찾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읽고 충분함을 느꼈다면 조금 여운을 느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브릿G 운영진 및 회원 여러분도 추석에 좋은 일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