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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말입니다

분류: 수다, 글쓴이: 하늘, 17년 8월, 댓글13, 읽음: 143

제목은 그냥 붙인 것입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황금가지 단편집의 매니아입니다. 공포, 좀비, 신체강탈자, 타임리프 수상작 단행본을 전부 갖고 있어요. 이런 류의 이야기를 예전부터 좋아했는데 대부분 해외 작품들이고 국내에서는 이런 소설을 전문적으로 발행하는 곳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황금가지 책을 모으려고 그런 게 아니라 사다 보니 다 황금가지였던 것입니다. 밀리언 셀러 클럽 국내편이죠.

당시의 저는 글을 쓰겠다는 생각 같은건 전혀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철저히 독자의 마음으로 그 책들을 봤어요. 한번은 다 읽고 난 후에 인터넷에 공모전 이름을 쳐보니 황금가지 심사 페이지가 뜨더라고요. 거기서 상세한 심사 내용을 알 수 있었는데요. 그걸 보면서 궁금해 했습니다. 거기에는 당선되지 않은 작품들 외에 다른 작품들도 언급돼 있었거든요. ‘○○○는 시선을 끄는 이야기였으나 후반부가 미흡하고 마무리가 아쉬웠다.’ 이렇게 말입니다.

그걸 보니까 미친듯한 호기심이 몰려오는 거에요. 그러면 저 글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 여기서 떨어졌으면, 비슷한 글을 다른 데서 받아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그냥 없어지는 게 아닌가? 혹시라도 인터넷에 올렸을까 하며 검색해보면 그 글들이 거의 걸리지 않았어요. 접수 방법이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한참 지나서 찾아봤을 때는 거의 사라진 상태였거든요. 그러면 그 글들은 그냥 작가의 하드에 잠들어 있는 건가 싶고, 왠지 아깝고.

특히 예심평의 설명이 긴 경우는 말입니다. ‘○○○는 어떠어떠한 소재가 시선을 끌었고 아이디어가 신선했으나(매우 구체적) 구조가 헐겁고 뒷심이 부족했다’ 이렇게 쓰여 있으면 그 신선한 아이디어의 글을 제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 가끔 여기 예심평에 언급된 작품이 다른 곳에서 상을 받아 종이책으로 출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드문 일이니까.

그런 저의 입장에서 보면 브릿G는 신세계나 마찬가지입니다. 왜냐면 그 작품들의 상당수를 여기서 확인할 수 있거든요. 제목만 있고 실체가 없었던 신비의 작품들이 눈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수상작들은 신비하지 않아요! 종이책으로 나오니까!(강조;) 하지만 심사평에만 나와 있고 따로 출간되지 않는 작품들이 공개돼 있는 것은 단편집의 후기 삼아 심사평을 읽으면서 애가 달았던 제 입장에서는 정말로 굉장한 일입니다. 저는 그게 이 사이트의 최대 메리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 중에도 매력있는 작품들이 많고요. 수상작만큼이나 감명깊게 읽었던 글들도 많습니다. 물론 아직도 상당수의 글들이 문서로 응모되고 있습니다만 예심평에 언급된 작품들을 검색해서 찾아보고 자신의 감상과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독서 방법이 될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도 브릿G는 장르 소설의 보고입니다. 이런 사이트가 있으면 여러모로 활용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눈치없이 덧붙이는 신비의 낙선작! 브릿G가 없었으면 글쓴이의 하드에서 영원히 잠들어 있었을 바로 그 단편! 흥미로운 이야기였으나 눈을 사로잡을 한방이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은!

이것도 시간나실 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심 통과하신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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