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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북클럽] 요즘 푹 빠진 책 ‘마작친구’

글쓴이: 루주아, 13시간 전, 댓글2, 읽음: 30

다들 오랫만입니다. 그간 격조했네요.

뜬금없지만 여러분 마작 좋아하시나요? 저는 매우 좋아합니다. 도박 중독은 1336일때 6을 타패하라는 말을 들으면 1을 타패하고 탕야오를 노리는게 좋지 않나? 같은 생각을 할 정도로 좋아해요.

하지만 대단히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데 같이 할 친구가 없다는 것이죠. 물론 요즘에야 온라인 마작 게임들이 잘 나오지만 아무래도 감촉이란게 있지 않겠습니까? 직접 패를 만지고 수다를 떨면서 할 친구가 있다면 훨씬 더 재미있는 것이죠.

잡설이 길었네요. 최근에 아주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어요. ‘마작친구‘라는 책인데 부제목이 길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뭐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책 한권과 주사위 한쌍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점봉이 따로 없는건 아쉽네요.

게임북을 아시나요? 이제 책에 상황이 있고 행동을 결정하고 페이지를 넘기면 이어지는, 그러니까 일종의 수동 미연시라고 할까요? 그런 건데 그걸 마작으로도 만들어 놨더라고요. 그러니까 가상의 마작친구가 되어서 1:1의 변형 마작을 치는데 조패를 위해 타패를 할 패를 결정하고 페이지를 넘기면 조금씩 조패가 되는 것이죠.

그게 되냐고요? 그러게요. 저도 좀 신기해요. 한 페이지에 패보와 바닥패가 5줄 정도? 인쇄되어 있어요. 버리는 패 마다 X페이지의 ㄱ번째 줄로 이동하시오라는 글이 써 있고요. 실제로는 좀 더 암호북 같은 느낌이에요. 마작 형식의 퍼즐? 같은 거겠죠. 이게 평범한 책이라면 사진을 찍어 올리고 싶은데 아무래도 게임북이라 저작권이나 스포일러 문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내요.

약간은 그런 감정도 있어요. 가끔은 그냥 전체 페이지를 팔락팔락 넘기면서 확인해 보고 싶단 생각도 하지만 아무래도 게이머의 가오라는게 있잖아요. 그래서 여러분에게도 이 페이지를 공개하고 싶지 않다는 느낌? 사실 역만이 완성된 페이지를 딱 펼치면 좋겠지만 그건 촌보니까요.

팔락팔락 넘기면서 라고 말하고 보니 이 책 페이지 감촉이 되게 신기해요. 골패를 만져보신적이 있나요? 저는 예전에 소 뼈로 만든 마작패를 소장하고 있던 적이 있어요.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마치 그때의 그 감촉이 느껴져요. 매끈매끈 거리면서 살짝 뼈 사이 골이 느껴지면서 느껴지는 그 스산함이요. 하지만 그렇게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제가 버린 패로 화료에 성공한 마작친구의 페이지를 보게 되요.

뭐 어쩌겠어요. 다시 책을 덮고 심호흡을 깊게 하고 주사위를 굴려서 첫 패산을 정하는 수 뿐이죠.

요즘 이것에 푹 빠져서 브릿ㅎ도 잘 못 들어오고 그랬네요. 보니까 공포?장르 책 소개 하는 이벤트가 열렸던데 좀 이상해요. 지금은 겨울이잖아요? 이런건 보통 여름에 하는데… 하기사 뭐 지금 대통령이 윤씨인데 그 양반 취임한 이후로 뭐 제대로 되는게 없으니 그러려니 합니다.

뭐 이 책도 나름? 무서워요. 원래 마작이란건 상대 패를 보지 않고 내 패만 보면 버린 패로 쏘이고 그렇다고 상대의 화료를 방해하기 위해서만 플레이 하면 내가 나지 못하고 그런 거잖아요? 뭘 버려야 할지 모른다는 그 공포가 되게 원초적이지 않나요?

그래도 빠른 시일 내로 엔딩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내요. 그럼 저는 또다시 새로운 패산을 뽑아보러 가보겠습니다. 언제쯤 이 작탁에서 일어날수 있을까요.

루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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