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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연재를 곧 완결합니다 :)

분류: 내글홍보, 글쓴이: 김아직, 14시간 전, 댓글3, 읽음: 61

몇 년 동안 바리공주에 빠져 살았습니다.

당연히 알고 있다고 믿었던 바리공주가 파면 팔수록 낯설고 새로워서

비교문학 학자인 김환희 선생님 옛이야기 공부방에서 2년째도 수업과 스터디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바리가 처연한 여인상 아니면 후덕한 중년부인으로 등장하는 많은 일러스트들로 대표되는 바리의 대중적 이미지가 아쉬웠습니다.

바리공주는 열다섯 살에 남장을 하고 무쇠 패랭이, 무쇠 두루마기, 무쇠 신발, 무쇠 주령을 갖추고 저승을 관통한 이계여행자이자 지옥에서 죄인들을 구제하는 젊고 막강한 구원자인데 말이죠.

그래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분들을 설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게 ‘바리원전’ 구실을 해줄 나만의 바리 판본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장편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바리공주는 바리의 신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서울경기권 무가와 바리의 인간적 면모를 강조하는 동해안권 무가로 나뉘는데, <공주님이 부르시니>는 서울경기권 무가 중에서도 가장 먼저 채록된 [배경재본]을 기본 텍스트로 삼고 리라이팅한 작품입니다.

바리무가에서는 바리의 부모인 양전마마가 혼인하여 바리를 낳고, 일곱째 딸로 태어난 바리를 버렸다가 되찾기까지의 과정에 비해 바리의 이계여행은 많은 부분들이 생략되어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그 부분을 제 상상으로 채워나가며 장편 작업을 했습니다.

* 바리는 왜 무장승과 혼인했을까.  (저의 바리 입덕장벽이었던 무장승…:)

* 바리가 북두칠성을 낳았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 무가에선 지옥을 관통하는 이계여행이 단순하게만 언급되는데 왜 바리는 무조신이 되겠다고 선언하는가.

그 궁금증들을 풀어보려고 했습니다.

사실 <공주님이 부르시니>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K컨텐츠물을 여러 편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주님이 부르시니> 속 인물들이 다시 등장하는 주니어소설이 올해 출간될 예정이고, 브릿G에 연재중인 <조선괴력난신> 단편 시리즈도 바리공주 세계관을 바탕으로 쓰인 작품입니다. 구흘산의 미스터리한 선비 조현이 지금과 같은 삶을 살게 된 배경에는 바리공주가 있습니다.

사실 어제 <공주님이 부르시니>의 마지막 회차까지 예약연재를 완료했습니다. 오늘부터 이번주 금요일까지 날마다 한 편씩 글이 올라가고, 금요일에 연재를 완결할 예정입니다. 이 작품을 브릿G에 계속 둘지 결정을 못한 상태여서…  혹시 바리공주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여름이 가기 전에 한 번씩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대담한 설정을 하지도 않았고, 사이버 펑크나 미스터리물로 갈아엎고 싶은 마음도 누르고, 그냥 바리가 독자님들이 “잘 아는” 구원자, 무조신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원전의 뼈대를 살리며 썼습니다. 제 작품을 읽고 저 같은 ‘바리친자’가 딱 한 명만 나와도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혹시 이미 바리친자이시거나 부족한 제 작품을 읽고 바리친자가 되신 분 계시다면 꼭꼭 연락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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