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날 것의 후일담
사실 이것은 후일담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곤란한 종류의 글입니다. 왜냐면 다른 분들이 어떻게 느끼는 지는 차치하더라도 제게는 아직까지 진행중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모임을 주최한 저는 다른 분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고 (라기보다는 다른 분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고 이야기하는 편이 더 정확하겠지만 이런 건 아무래도 좋으니) 홀로 PC방에 앉아 디아블로3를 준비중입니다.
우선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겠죠. 저는 제 준비 부족으로 인해 많은 분들을 매우 고생시켰습니다. 근데 어쩔 수 없는 것이, 저는 예약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예약이 안 되었단 말입니다! (그렇지만 영역을 넓혀서 생각했으면 될 일이다) 그런고로 30분간 헤매다가 보드카페는 싹 잊어버리고 술이나 마시기로 했습니다.
먼저 도착한 일곱명이서 술을 마셨습니다. 저, 미뇽님, 포그리님, 라퓨탄님, 철관님, 엄길윤님, 김쌤님이 각자 맥주를 격파하였습니다. 그러는 동안 각자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맨 정신일 때 일단 쏟아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쏟아내었습니다. 매우 많은 이야기고 오고갔고, 오고가지 않은 이야기가 없다고 해야할 정도였습니다. 네, 제 말이 매우 횡설수설인 까닭은 저는 아직 많이 마셨기 때문이죠. 후후후후후후
엄길윤님이 저를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나쁜마녀님이나 노타우님에 대해 저는 몰랐기에, 미리 일어나서 두 분을 납치(가 아니고 마중)해주셨습니다. 두 분이 오시고 나서 저희는 꼬기를 먹으러 갔습니다. 고기와 소주는 예로부터 환상의 조합이었습니다. 다만, 아홉명이 세 개의 테이블을 차지해버린 까닭에 각자의 대화는 너무 각자의 것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뭐, 사람이 많으니 어쩔 수 없죠. 저희가 대학 도서관에서 모인 것도 아니었으니까.
제가 생각한 것보다는 덜 먹었습니다. 솔직히 각자 고기 1인분에 소주 한 병씩은 마셔주실 줄알았는데 말이죠. 흐후후. 고기를 먹고나서 포그리님과 라퓨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거의 동시에 술님이 오셨습니다. 술님은 제 예상보다 매우 엄청난 꽃미남(이라고 주장해볼 것이다! 안 먹히더라도 그게 내 잘못인가? 으아아아 근데 동안은 맞다. 그렇지만 나는 단번에 나이를 꿰뚫어보았따!!! 나는 관심종자인 것이다?)이었습니다.
2차 같은 3차는 세계맥주였습니다. 각자가 각자의 음료를 가지고 마시는 곳이죠. 저랑 김쌤님, 철관님, 몬테술님이 하나의 그룹처럼 이야기를 나누었고, 엄길윤님 미뇽님 나쁜마녀님 노타우님이 하나의 그룹을 이루었습니다. 가장 먼저 일어나신 건 나쁜마녀님이셨습니다. 나쁜마녀님 정말 나빠요. 같이 오래 마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 데 말이죠.
그 다음에는 일시에 다 후퇴하시더군요. 김쌤님 몬테술님 철관님 노타우님이 물러가시고, 남은 세 사람은 거의 2시까지 마셨습니다.
그 남은 세 사람이란 저랑 엄길윤님, 미뇽님이십니다. ㅋㅋㅋ
그리고 두 분은 택시 타고 집에 가시고, 집이 매우 먼 까닭에 저는 택시를 타지 않고 PC방에서 첫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튀김우동과 함께 말이죠.
으아아아, 술 깨기 싫어. 그보다 다들 술 많이 드실 줄 알고 어제 금주했는데 이게 뭐여! 왜 다들 나와 아침까지 마셔주지 않는 건가. (다들 잉여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잉여고)
+ 쓸데없는 헛소리 : 저는 리뷰를 합니다. 리뷰는 제 것입니다. 그리고 이 후일담은 매우 날것입니다. 제 리뷰는 그렇지 않기를 빕니다. 빌어서 될 문제는 아니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