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이면] 그 꿈, 제가 사겠습니다!
예전에 ‘편집부의 수건 돌리기’에서 내향인 님이 꿈을 파셨던 거 기억하시나요?
20대 초반의 세 여성이 낡지만 제법 넓은 구옥 주택에 같이 살고 있습니다.
셋이 자매는 아니고, 그중 둘은 커플이고요.
왜 같이 사느냐면, 모두 개인 공간에 대한 갈망이 큰데 도시의 원룸은 너무 좁고 혼자 큰집을 부담할 만한 경제적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그런 와중에 ‘나'(커플이 아닌 여성)는 바로 옆집? 윗집?에 사는 집주인 할머니와 우연히 마주칩니다.
계약할 당시에는 집주인 할아버지와만 얘기를 했다 보니, 할머니와 제대로 인사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실질적으로 처음이었는데요. 말을 나눌수록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기 어려운 분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구구절절 두서없이 본인 얘기만 늘어놓던 할머니가 자기네 집에서 ‘나’의 집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비밀스러운 경로가 있다는 얘기를 하는데요…깜짝 놀란 ‘나’는 돌아와서 다른 두 하우스메이트와 심각하게 대책 회의를 합니다.
할머니의 망상인지, 비밀 경로를 막아야 하는지, 이사 나갈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일단 노부부와 제대로 얘기해 봐야겠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할아버지는 연락도 잘 안 되고 도통 마주치기가 어렵습니다.
여차저차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던 ‘나’에게 할머니와 또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깁니다.
그러다 이번에는 노부부의 집에 현재 ‘손자’가 들어와 잠시 살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이 꿈을 제가 샀습니다!
(견훤 설화와 페르세포네 등 여럿 섞었습니다.) 억울하게 퇴사하고 이직을 하려고 하는 낡고 지친 직장인의 꿈 이야기입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이 없어도 도망은 쳐야지요, 어쩌겠어요.
꿈 속으로 도피하는데 이것은 용꿈일까요 개꿈일까요.
혹시 번아웃 온 직장인이 등장하는 소설을 더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회식 자리에서 술기운에 주워 온 안주(잔멸치)가 인어가 되는 ‘어느 날, 잔멸치’도 읽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