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노동요 대방출하는 글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제목에서 말했듯 뜬금없이 노동요를 방출하고 싶어졌을 뿐이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WwnZeQiI6hQ
라고 해도 순간적인 핑계는 있죠. 요루시카의 <노인과 바다>라는 곡입니다. 정직한 제목 정직한 모티브. 요루시카야 작업 중에 많이 들었지만 딱히 노동요로 듣는 곡은 아닌데, 사실 오늘 거의 처음 듣다시피 한 곡인데 제가 워낙에 <노인과 바다>를 ’20세기 영문학 최애’로 세워둬서 그런지 확 와닿더라구요.
이거 듣고 있으니까 오랜만에 <노인과 바다> 재탕하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문제는 저는 딱히 정해진 노동요가 없습니다.
플리? 솔직히 그런 걸 만들 정도로 성실하지 못합니다. 애초에 음악을 싱글 단위로 듣기보다는 풀렝스 앨범 단위로 듣는 성향이 강해서 그럴 겁니다. 그래도 요즘은 ‘앤솔로지’나 ‘컴필레이션’ 느낌의 ‘합작’ 음반 같은 건 자주 듣는 것 같네요. 게다가 플리 만들어도 금방 질리구요.
하지만 그래도 ‘아 작업 중에 이 곡 들으면 딱 맞겠는데?’ 싶어서 자주 듣는 노래는 이번에 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소개해보려구요.
https://www.youtube.com/watch?v=VXbXgblVh5Y
supercell의 <박수갈채가합>입니다.
내일 예약 달아둔 분량으로 <청춘 환상 검무곡> 2장이 끝나는데요, 후반부 액션씬 작업할 때 반복재생으로 들었습니다. 몇번 들었는지는 딱히 안 세어봐서 모르겠습니다.
<카타나가타리> 애니메이션이 일본에서 재방영할 때 이 곡을 오프닝으로 썼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환도와 오오타치가 맞부딪히는 이미지가 이 곡이 표현하는 이미지랑 잘 맞아떨어져서 계속 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유의 일본풍 리듬이 칼끼리 맞부딪히는 리듬과 잘 맞는 느낌이 들어서요.
https://www.youtube.com/watch?v=9d2iLvb3mwQ
보카로 프로듀서로 유명한 진(자연의적)P의 <daze>입니다. 아마 <청춘 환상 검무곡> 서장을 끝낼 때 작가의 말로 소개해 드렸을 겁니다. 보컬로이드 곡은 아니고, GARNiDELiA라는 그룹의 메이리아라는 분이 보컬을 담당하셨다고 하네요. <카게로우 프로젝트> 애니 오프닝으로 쓰였을 겁니다. 카게프로는 몇 곡밖에 잘 모르지만요.
2장 후반부 작업 중 위의 <박수갈채가합>을 미친듯이 반복재생하다가. ‘어 분명 이거 말고도 다른 곡을 들을 수도 있었는데? 이거만 평생 듣기는 싫은데?’하는 생각으로 다른 곡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다가 왜 갑자기 이 곡이 생각났는지, 잘 들리더라구요.
다같이 어디로 무리지어 맞다이뜨러 (이런 발언) 가는 느낌의 오프닝곡이라 좋아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w2E2vdu4fk
이건 Dante & Hema the Maids의 <Goodbye Raven>이라는 곡입니다. 왠지 <아머드코어> 시리즈 좋아하는 분들이 좋아할 것 같은 곡.
의외로 러시아어권의 서브컬처 쪽의 곡입니다. ‘메이드코어’라는 장르. 곡만 들어보면 DnB~브레이크비트의 드럼과 베이스에다가 메탈/포스트록적인 기타리프를 끼얹은 모양새인데, 이거 하는 아티스트들이 전부다 메이드 복 입은 오너캐를 쓰기 때문에 ‘Maidcore’라는 장르명이 붙은 것 같습니다.
정작 이 곡은 작업하면서 듣기 보다는… <청춘 환상 검무곡>의 집필 직전 구상 단계에서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 캐릭터 구상을 위해 그림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날은 덥고 그림은 안 그려지니까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고막 때리는 노래가 듣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한동안 메이드코어 장르를 열심히 들었습니다.
이때는 정말이지 머리에서 뭐 튀어나올 것 같아서 대충 고자극으로 틀어막고 싶었습니다. 이때 불족발 도시락 1인분에 있는 불족발을 혼자서 다 먹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fqyDSPbDyl8
곡이 조금 그로테스크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은 게임 배경음악입니다. <나인 솔즈>의 한 보스 테마곡입니다. 네, <반교>, <환원> 등으로 유명한 호러 어드벤처 게임 개발사 ‘레드 캔들’의 따끈따끈한 올해 신작입니다. 아직 업로드한 분량은 아닌데, 4장을 작업하면서 들었습니다. 왠지 곡만으로 스포일러가 될 것 같으니 자세한 사항은 여기까지.
개인적으로 전에 올린 적 있는 ‘Collage’라는 대만 밴드 곡도 이번에 꽤 자주 들은 것 같네요. 마침 이 분들도 <나인 솔즈> OST에 참여하셨는데…
그래도 <청춘 환상 검무곡>이 제목부터 대놓고 청춘물 템플릿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맨 처음 올린 요루시카 등의 J-Rock 위주로 듣는 것 같습니다. 초반부 쓸때는 <블루 아카이브>의 OST인 <Re Aoharu>같은 곡도 자주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Piano Vivace>라는 앨범에 실린(피아노 들어가는 일렉트로니카 앤솔로지입니다) Nardis라는 분의 <Brave>도 들었고… 여러가지 들었습니다.
원래 글은 진지하게, 노동요 없이 진짜 글만 쓰는 타입이었습니다만 어느 순간부터 이게 되더라구요. 요즘에는 시동 거는 느낌으로 노동요를 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글 쓸 때 듣는 곡이나 음반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책 읽을 때 듣는 노래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