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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의 수건 돌리기]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멀리 가 본 나라는?

분류: 수다, 글쓴이: 아이라비, 6월 15일, 댓글17, 읽음: 98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멀리 가 본 나라는?

수건돌리기를 위해 미리 작성된 여러 질문 리스트 중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멀리 가 본 나라는?’이라는 질문이 있더군요.

아, 맞아, 이 얘기 할 수 있지.

올해가 회사 입사 25년이라 더 늙기 전에 먼 곳으로 여행을 가볼까 생각 중이거든요.
대상은 아르헨티나, 바로 공식 한국에서 ‘가장 먼 나라’지요.

 

 

즉 이곳을 가게 되면 이 질문에서 ‘가장 멀리 가 본 나라의 끝판왕’을 클리어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하하핳.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까진 그저 희망과 욕망의 그 어딘가에서 현실의 중력에 와락 붙잡혀
마냥 유튜버들 여행 영상이나 보는 게 전부지요.

 

 

그러고 보면 늘상 편집부에서 떠드는 이야기지만,
멀리로 해외 여행을 가본 게 어언 17년 전입니다.

바로 제 윗 선임이 퇴사를 결정하면서 더 이상 저의 자유로운 여행을 보장해 줄 선임이 없게 되었고,
온전히 황금가지라는 출판 편집일의 총괄을 맡으면서 (그리고 몇 년 후 2세가 태어나며)
예전처럼 배낭 하나 챙겨서 발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여행지를 돌아다니는 일은 할 수 없게 되었지요.

 

바로 그 마지막 순간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떠난 여행이
아르헨티나에서 얼마 멀지 않은 위치의 남미 페루였습니다.

2007년이었고, 당시엔 지금처럼 마추픽추 관람이 그리 어렵지 않았던
시절이라 여행 자체도 순조로웠습니다.
잉카 트레일이라고 3박 4일씩 쿠스코에서 마추픽추까지 트래킹하는 코스도 있었고
고산병으로 일주일 동안 제대로 음식도 소화하지 못하고 체력은 바닥이 되어
툭하면 기절해야 했지만…

어쨌든 흔치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와카치나 사막에서 보드도 타보고,
콘도르도 보고 티티카카 호수도 보고,
나스카 라인도 보고
정말 페루는 볼 거리 천지인 관광 특수 국가였던지라 제가 딱 원하는 그런 나라였지요.

사진 속 주인공은 저와 함께 열심히 다녀주던 (이젠 여행가기 싫어하는) 아내입니다.

 

페루 여행의 기억이 너무 강렬했던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홍대에 있던 ‘레알 스페인어’라는 학원에
3년 동안 다니며 늘지도 않는 스페인어 공부에 열심이기도 했고,
회사에 ‘유럽 갈 돈이면 남미 가자’란 여행서 기획안도 내기도 했지요.
(사실 꿍꿍이는 여행서 기획하며 남미 여행을 더 가볼 요량이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나며 한창 유행이던 유럽 여행 시장이 일순 움츠러들었고,
저의 회사 돈으로 남미 여행 가자 프로젝트는 그저 헛된 망상이 되었지요.
그리고 전 앞서 말했듯이 17년째 이 근방에 산더미 같은 일과 함께 묶여 있습니다.

 

어쨌든, 가장 처음으로 돌아와 이 질문에서 ‘가장 멀리 가본 나라’는 지금까지 페루가 되겠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심리적으로 혹은 지리적으로 가장 멀리 가본 나라가 있으신가요?
여행의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부디 올해 제 계획이 실현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다음 편집부 수건 돌리기는 영국쥐 님입니다.

 

아이라비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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