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의 수건 돌리기] 지금 가장 가까이 있는 책의 118p를 펼쳐 주세요.
안녕하세요, 조금 늦게 수건을 받아 등장해 봅니다!
개구리 안경입니다.
저번에 수건을 받고 등장했을 때에는 겨울이었는데,
어느덧 수은주가 30도를 넘어갈까 말까 하는
여름 날씨가 되었네요.
어쩜 이리 날씨가 극단적인지 ^─^;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인한 SF들을 편집 및 검토하고 있는데요,
그 소설들의 내용이 대단히 현실감 있게 느껴지네요.
가장 최근에 편집하고 있는 책은
세쿼이아 나가마츠 작가가 쓴 『How High We Go In The Dark』라는 책이에요.
한국어판 제목은 『우리는 어둠 속에서 얼마나 높이 닿을까』 가 될 예정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북국의 빙하가 녹으며
고대의 바이러스가 풀려나는 바람에
인간이 전염병으로 멸망 직전에 몰리고,
다시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인류애가 넘치는
아름다운…… 소설이에요.
원서를 읽고 한 번 울었는데,
그 이후로도 교정 교열을 볼 때마다
코를 훌쩍이면서 허공을 보고 있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마침 딱 펼쳐져 있는 페이지가 있어
가장 첫 문장을 발췌하여 소개해 드립니다.
118p의 첫 문장이랍니다.
‘미지의 존재가 조광기를 조절해 밝기를 올리기라도 한 듯 그녀가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는 실루엣이 보인다.’
앞뒤 문맥을 보면 굉장히 왓! 하는 장면인데
요렇게 문장만 떼어서 보면 어느 상황인지 잘 짐작이 안 가네요! (ㅎㅎ)
하지만 그 장면의 힘만큼은 전해지는 듯합니다.
이 소설이 궁금하시다면!? 6월을 기대해 주세요!
훌륭한 소설들은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그 첫 문장이 마음에 들어오거나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편집부 소속인고로 제 주변에는 가까운 책이 좀 심하게 많은데요 (정리를 안 해 쌓여 있다는 뜻 ^^;)
최신간인 「수도승과 로봇」 시리즈 1권인
『야생 조립체에 바치는 찬가』의 118p 첫 문장은
“왜냐면…… 왜냐면 내가 해야 하니까요.”
였습니다. 두근두근. 어떤 상황일까요?
『묵계 1』의 118p는
‘인왕산 싸전 앞길은 행인들과 짐 부리는 일꾼들과 분별없이 뛰어노는 아이들과 피곤에 전 지게꾼들과 야채 바구니를 머리에 인 아나들로 분주했다.’
는 생동감 넘치는 묘사였습니다!
황금가지에서 나온 책이 아닌 것으로 골라보면
아직 읽지 않은 코맥 매카시의 『선셋 리미티드』와 눈이 마주쳐 버렸는데요,
‘아니라고 봅니다만.’
이 118p의 첫 문장이네요.
브릿G 회원님들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책을 펼쳐,
118p의 첫 번째 문장을 소개해 주세요!
황금가지의 책이면 너무너무 좋겠지만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정말 괜찮아요…)
여러분의 책장에서 발견할 보석 같은 문장을 기다립니다.
또 다음 타자는
아이라비 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