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죽겠습니다.

분류: 수다, 글쓴이: 수오, 17년 7월, 댓글10, 읽음: 81

더워서.

요즘은 매일 브릿G에 들어와서 그냥 눈팅만 하고 있습니다. 실속은 없는데 몸과 마음만 엄청나게 바쁜 나날이네요. 쓰고 있는 글이 재미 없으면 일상이라도 좀 재미있어야 하는데, 밤에 집에 들어가 하루를 회고해 보면 ‘참 X같이 더운 날씨였어……’ 밖에 떠오르지 않으니 자게에 남길 글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단단히 잘못 산 인생이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 은 개뿔, 고민 따위는 하나 없고 더워 죽을 것 같다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합니다. 에어컨 바람을 아무리 맞아도 길거리로 나오면 바로 소나기 맞은 것처럼 땀이 뚝뚝 떨어지고, 얼굴에서 육수를 이렇게나 많이 쏟아내는데도 천형天刑 같은 두툼한 얼굴 살은 줄지도 않습니다. 사우나 그까이꺼…… 아이고 의미 없다.

아, 일상의 이야깃거리가 하나 있긴 있네요.

요즘 글 구상 한다고 카페를 한 번씩 오가곤 하는데, 이 카페가 참 보면 볼 수록 기이합니다.

반 년 전에 생긴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인데, 2층 건물을 통째로 쓰고 있어요. 주차장도 넓습니다. 2층의 절반은 테라스로 되어 있어서, 요즘 같은 날씨에는 선뜻 나갈 엄두가 안 나지만 일단 전망도 좋습니다.

근데 이 카페, 흡연실이 없어요. 탁 트인 테라스에서 흡연도 안 됩니다. 금연 팻말을 엄격하게 세워놨더군요. 직원 몰래 테라스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긴 하지만, 하지 말라는 건 일단 하지 말자는 주의라.

뭐 건물 안에서 금연하는 법도 있고, 건물 안에 흡연실을 두면 오히려 간접흡연을 더 유발할 수도 있기에 비흡연자의 혐연권을 위해 일부러 흡연실을 없앤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했습니다만……

근데 이 카페, 흡연 구역이 1층 출입구임. (!)

사람들 오가는 출입구 좌우에 재떨이 놓아둠. (?!)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출입구에서 담배 태우던 사람들이, 출입구를 향해 유모차 다가올 때마다 모세 앞의 물처럼 갈라져 달아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참 미묘한 감흥이 들더군요. 건물 안 흡연실이 없기에 오히려 커피 마시러 온 사람들의 혐연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비참한 현장을 보며 참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럴 바엔 오히려 건물 안에 흡연실을 두거나 테라스에서 피게 하는 게 오히려 간접 흡연도 줄고 더 낫지 않겠나…… 뭐 그런 생각.

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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