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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분류: 수다, 글쓴이: BornWriter, 17년 7월, 댓글9, 읽음: 78

(맨 아래 추천 만년필이 있으니, 내용 다 필요없으신 분이라면 스크로로로롤을 후루루루룩 내려주세용)

저는 만년필을 좋아합니다. 왜냐고 묻는다면, 주변에 만년필을 쓰는 사람이 잘 없기 때문이라고 답하겠습니다만, 실제로 ‘그런 까닭에 내가 만년필을 좋아하는 걸까’하고 고민하다보면 몇 가지 걸리는 게 있습니다. 우선 아버지가 대단한 문구광이셨습니다. (이 문장이 과거형인 까닭은, 그것이 총각때까지만 유효한 취미이기 때문입니다. 결혼하고도 몇 십만 원짜리 만년필을 막 사들이면 아내에게 좋은 소리 못 듣겠죠)

제게 첫 만년필을 주신 분은 큰아버지십니다. Cross의 타운젠드 만년필이죠. 받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가격 확인해보니 흠좀무하더군요. 가격을 알았다면 그렇게 험하게 사용하지는 않았을 텐데…(타운젠드 만년필은 현재 퇴역 상태입니다. 하하하….)

 

1. Cross / Townsend

2. Parker / IM

3. Lamy / Studio 065

4. Rotring / ArtPen 1.5

5. Lamy / Safari Black

6. Lamy / Safari Red

7. Parker / Sonett

8. Muji / Nameless

 

세어보니 여덟 자루의 만년필이 있습니다만,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라미 사의 스튜디오와 사파리 뿐입니다. 막 굴리기 좋은 가격대인데다가 굳이 다양한 만년필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즉, 저는 다양한 만년필을 쓸 이유가 없는데도 만년필을 사는 겁니다. 써놓고 보니 이것 참 대단한 과소비로군요.)

만년필은 반드시 잉크가 필요합니다. 가성비 좋은 잉크는 역시 라미 사의 50ml 잉크가 짱입니다. 어쩐지 영원히 쓸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빠이롯트 사의 이로시즈쿠 시리즈를 애용합니다. 가성비는 끔찍하지만 괜찮습니다.

 

뭔가 향수병처럼 생겼는데, 색깔마다 이름도 예쁩니다. 일본 고유의 정취를 색깔로서 표현했다고 하던데, 그런 거 다 필요없고 예쁩니다. 그렇지만 아까 말했다시피 가격이 심히 골룸합니다. 왜냐면 한국에서는 판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본에 갈 때마다 다량 구매해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60ml 잉크를 3만원이 넘는 가격에 구매하게 됩니다. 라미 50ml 병잉크가 9천원 안팎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세 배 이상 차이나는 가격인 셈이죠.

 

제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라미 사파리 ef + 라미 다크블루 병잉크 조합입니다.

사파리의 경우 네이버에서 잘 돌아다니다보면 2만 5천원 이하로 구할 수 있습니다. 다크블루는 ‘검은색은 볼펜으로 충분하다’ 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아주 좋은 색상입니다. 이렇게 하면 3만원 초반대에 괜찮은 만년필을 운용할 수 있게 되죠! (그리고 무간지옥에 빠져 영원히 만년필을 사게 될 거시야….)

 

 

 

 

사실 이렇게 긴 글을 쓴 까닭은, 만년필 손질하는 동안에는 만년필로 리뷰를 쓸 수도, 소설을 쓸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ㅏ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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