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소설] 달까지 가려면
제 첫 소설은 2021년 고1 겨울에 쓰였습니다.
학교에서 해마다 진행하는 ‘학생 저자 책을 만들어 교육청 공모전에 제출하는 활동’에 신청서를 넣은 게 시작이었습니다. 소설에 대한 경험은 두 번 정도 팬픽을 (심지어 1화만) 끄적인게 전부였지만, 평소 독서를 상당히 많이 했었기에 나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집 공고는 3월에 올라왔었고, 마감은 9월 까지만 하면 되니 시간도 부족하지 않을 것 같아 신청을 했던 게 기억납니다. (미루다가 9월 마감을 코앞에 두고 썼지만요.)
글의 주제는 아주 간단히 생각해냈습니다. 달에서 떡방아 찍는 토끼가 지구로 떨어지면 어떨까?를 시작으로 자신이 달에서 왔다고 생각하는 토끼의 모험기를 쓰기로 했고, 이리저리 아이디어를 붙여
‘자신이 달에서 왔다고 생각하는’ 팻샵 애완용 토끼와 ‘주인에게 유기당한 이후 차에 치여 기억을 잃고 다리를 다친’ 자신이 너구린 줄 아는 라쿤, 그런 라쿤을 보살피고 있는 까칠한 너구리가 나오고
그 셋이 어찌저찌 토끼를 달로 올려 보낼 방법을 찾는데
그 과정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오는 인물인 호랑이를 찾아가는 것이고
사실 달로 올라갈 수 있는지 없는지는 열린 결말이지만, 외전으로 첨부된 배드 엔딩에서 토끼는 여우에게 물려 죽고, 라쿤은 (농사를 방해하는 동물이라는 이유로) 사람들 손에 잡혀 죽고, 너구리는 차에 치여 로드킬을 당한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반려 동물의 유기와 로드킬 등등에 관한 내용들을 담으려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분량 제한이 없었기에 마감 일에도 맞출 수 있었고, 무사히 잘 제출했던 기억도 납니다.
이 글로 낸 책이 교육청 공모전에서 좋은 평을 받아 동상을 타기도 했었습니다. 그 사실이 너무 기뻐서 글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글을 잘 썼냐의 평가보다는 교육적인 주제를 포함하고 있는 내용에 다른 친구들과 달리 그림을 그려 넣었던 부분이 좋게 받아들여졌던 것 같긴 합니다. 그때 글을 다시 읽어보면 문맥이 너무 엉망이고 내용 전개도 읽어내기 힘들 정도로 뻑뻑한 게 느껴지니까요. (사실 지금도 이때와 다를게 있나 싶기도 한데, 그때보단 성장한 것 같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소설에 본격적으로 흥미를 가지게 해 준 소설이라 좋아합니다.
제 두 번째 소설부터는 전부 브릿g에 올라와 있길래 그냥 쓴 소설 전부 이 계정에 두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소설도 올려봅니다.
소설의 한글 파일을 분실한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인쇄된 종이를 보고 다시 글자를 옮겨 적었습니다. 그래도 남아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