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
분류: 수다, , 17년 7월, 댓글9, 읽음: 102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의 허접함과는 관계 없이 등장인물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무한한 권능을 누리죠. 정말 몰입해서 글을 쓰시는 분들은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에 끌려가기도 한다지만, 저처럼 어설픈 사람들이야 어느 순간에는 그걸 결정해야 할 시점이 오네요.
어찌어찌하면 등장인물들 다 살리고 모두모두 행복한 결말로 만들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왠지 제가 너무 쉬워 보이고 만만해 보인단 말입니다. 등장인물들이 에이 별 거 아니네, 어차피 이렇게 될 거 였잖아, 그럴 줄 알았어, 하면서 막 무시할 거 같은, 그런 느낌이 갑자기 드네요.
적당히 한두 명 정도는 버리고 가야 왠지 제 체면이 서고, 심각하게 분위기 잡았던 게 괜한 호들갑이 아니었다는 증명이 될 것 같단 말이죠.
그렇다고 또 매몰차게 버리고 가자니 좀 안쓰럽기도 하고, 굳이 그럴 필요 있나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제 거의 막바지에 왔는데, 고민하느라 진도를 못 나가고 있습니다. 빨리 털어내고 다른 분들 장편 글도 막 읽고 그러고 싶은데 말이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