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작가 소개] 마음의 평화… 와장창!
1. 내가 좋아하는 브릿g 작가는?
피스오브마인드님.
(단독 저자로) 출판한 적은 아직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니 나의 (약간) 작은 작가 맞다. 이거 쓰려고 ‘곶자왈에서’ 저자 목록 확인했다. 올해 황금가지에서 출판한 ‘곶자왈에서’에 피스오브마인드 작품 ‘나에게 있는 것 너에게 없는 것’과 ‘치마’가 수록되어 있다.
2. 좋아하는 이유
*대작가가 되어 잡지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 좋아하는 작가를 묻는 질문을 받은 컨셉.*
작년 겨울 브릿g에 처음 가입한 뒤, 읽을만 한 작품을 찾다가 그 해 황금쥬래곤문학상 본심작 리스트를 보게 되었다. 마음이 가는대로 막 골랐고, 아마 리스트의 70퍼? 정도는 읽고 댓글도 달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 중에 위에서 언급한 ‘나에게 있는 것 너에게 없는 것’이 있었다. 주관적 평으로 그게 처음부터 가장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읽었던 본심작들 대부분이 잘 만든 작품이라 생각했고, 더 마음을 확 이끄는 취향저격 작품도 따로 있었다. 하지만 인상이 분명하게 남았다. 정확히는 딱 그 작품만이 아니라 작가의 스타일이 기억에 남았다.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피스오브마인드라는 필명과 반대로 마음의 평화를 깨는 내용이 많은데… 소설 속 내용을 보면, 그렇게 동요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마음의 평화… 마음의 평화… 되뇌여야 하는 건가 싶다. 작명 센스 굳. 일상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루는데, 이런 현실의 공포는 참 찝찝하고 잔상이 오래 남는다는 장점(?)이 있다. 나를 포함해서 고통을 즐기는 자기 학대 성향이 있는 부류가 이런 글을 읽으며 쾌감을 느낀다.
누가 한 말인지는 가물가물한데… 철수(가명)는 이전과 달리 요즘 만화 캐릭터들의 신체 비율이 기형적인 이유에 대해, ‘작화가가 실제 사람을 보고 관찰해서 만화 캐릭터를 그려야 하는데 만화 캐릭터를 보고 그리기 때문’이라고 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뭐 영화 드라마 소설 등 다른 창작물에도 적용이 되는 말이지 싶다. 작가가 현실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인간사에 좀 부딪혀 봐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작가가 고립된 상태(최소한의 소통)로 매체에서 접한 이야기만으로 또다시 새 이야기를 만들기 때문에… 평면적 인물 혹은 뻔하게 입체적인 인물, 일관성 없는(다중인격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인물간의 피상적 관계 밖에 써내지 못 하는 것이다. 그런 인물들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납득 자체가 어렵거나 얕은 감동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오타꾸들은 이해할 예시인데 나루토 st 사스케 st 캐릭터와 그 둘의 관계성을 그대로 가져가는 경우… 하지만 질 낮은 모방인…
실제로 겪은 걸 쓰면 비슷비슷해 보인다고 해도 조금씩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작가마다 유독 섬세하게 표현하는 지점이 있고, 그게 매력이 되는 법이다.
피스오브마인드가 쓰는 건 매력이 있다. 피스오브마인드의 작품은 땅에 발 붙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고, 그런 삶을 살아 본 사람(아닐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정말 고품질의 간접 자료를 섭취하신 게로군)의 글이다. 사람 내면의 미묘한 진동까지 잘 포착해 담아낸다. 신경이 예민하게 곤두서서 각성된 채로 한참을 있다가 숨이 턱 막혀오는 느낌. 인물에 몰입하다 보면 다 때려치고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어진다. 지구에서 다 쫓아내고 혼자 남고 싶거나.
(작중 인물들… 다들 몇 년 뒤에 현생 정리하고 요가 수련 여행 비슷한 뭐 떠날 거 같아요 피오마님… 탄탄한 몸매, 그을린 피부의 여자가 마음의 평화… 이렇게 말하면서 미소 짓는 장면이 떠올라…)
이제 단절의 시대 아닌가. 은둔을 즐기는 폐쇄적인 성향의 작가들(고정관념이지만 대체로 맞지 않나)이 아니더라도 요즘 그렇게들 많이 살고 있다. 어쩌면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복잡한 일, 또 그런 일을 겪으며 파괴되는 마음을 경험하고 싶다고 해도, 마땅히 함께 할 상대를 못 찾을 수도 있다. 그런 삶의 형태를 택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니까.
그러니 실제 경험에서 나와 쓰이는, 얽히고설킨 인간사를 다룬 작품들도 이제 끝물일지도 모른다. 그럼 피스오브마인드의 소설들이 문자로 남은 실제적인 과거 자료가 되지 않을까. 마치 흔한 상상의 예로 ‘기후 변화로 벚꽃이 사라진 한국에 사는 세대가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을 듣고 그 시대의 정서를 이해하려 한다.’처럼.
3. 작가의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하나를 고르자니 어려운데… 작품 퀄리티가 (적어도 내가 본 몇 작품에 한해서는) 고르고 높다. 최근 엽편도 그렇고 다 좋았다. 작품 속 그들… 다들 마음의 평화를 찾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