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작가 소개] 제발 개인 단편집 내주세요 제발 출판사는 보아라
1. 내가 좋아하는 브릿g 작가는? (여러 명도 가능)
구미로제 마음 속의 원탑, 황금드래곤문학상 받아야 하는 작가 1위… 구미로 님이에요. 제발 출판사는 작가님을 데려가서 책을 내달라… 나만의 작은 작가… 소중하게 품고 있다가 공개합니다
2. 좋아하는 이유 (소개글 형식, 작가에게 전하는 편지 형식, 주접 등등… 자유롭게 선택 가능)
구어체가 편해서 ㅎㅎㅎ 저는 편지로 쓰겠습니다 :)… 부끄러워라…
‘검은 물고기의 집’으로 작가님을 처음 접했는데, 글을 읽는 순간 늦은 밤의 어슴푸레한 방 문지방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부모님들은 거실 불을 꺼놓고 TV를 보고 아이들은 일찍 자야 해서 밤 10시가 되면 들어가서 자곤 했잖아요. 그러다가 문득 밤 12시 즈음에 갑자기 눈이 떠져서 방 밖으로 나왔는데, 조금은 생소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거죠. 항상 밝을 때 깨어 있었는데 불 꺼진 거실에서는 푸르고 옅은 텔레비전 불빛이 깜빡깜빡거리고, 내가 깰까 봐 볼륨을 조금 낮춰둔 예능 프로그램 혹은 영화의 말소리가 흘러나와요.
성인이 된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익숙해져서 모르겠지만 유치원생 정도의 나이면 그런 게 낯설 게 느껴질만도 했어요. 좋지도 무섭지도 않은 그런 미묘한 감각. 어슴푸레할 때는 풍경에 노이즈가 살짝 끼는데 그 작품을 본 순간 그곳에 서 있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인간의 얽히고 설킨 마음 중 연결부위에 있는 작은 틈을 들여다 보는 구미로 님의 세계가 좋아요. 어떨 때는 날카롭게 그 틈을 파고 들다가, 또 어떨 때는 접착제를 발라 단단하게 고정시켜주거든요.
외계행성 지구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중.
여기서 있었던 일을 쓰고, 없었지만 있을 법한 일도 쓴다.
*지구 방문 계획이 있는 우주인이라면 참고하시오*
구미로 님의 소개글을 읽고 정말 사랑스럽다고 느꼈어요. 특히 외계행성지구를 탐험하고 남긴 수기는 정말, 정말 위로가 되었어요. 작가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브로콜리 너마저’와 ‘실리카겔’이라는 밴드가 생각나요. ‘괜찮다.’, ‘울어도 된다.’라는 말 없이도 어쩜 그렇게 위로가 되던지, 먼 곳을 보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가장 가까운 인간을 들여다 본다는 점에서 작가님의 세계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인간은 약하고, 때로는 혐오스럽기도 하고, 멍청한 짓도 많이 해요. 그래서 인간이 좋냐, 싫냐라고 묻는 질문에 많이들 싫다라고 답하고요. 저도 사실 둘 중에 고르라고 하면 후자에 가까워요. 아무리 좋은 부분에 관점을 두려고 해도, 결국에 현실에서 살아갈 때 인간의 사랑스러운 부분만을 뚝 잘라서 볼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도 안 되고요.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받아들이는 일은 힘들고, 인간 같은 건 멸종해도 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럴 수는 없잖아요. 항상 재난은 가장 약한 사람들부터 수몰시키니까요. 우리는 어떻게든 버틸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필요한 게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인 거였어요.
사랑이라는 말은 거창한 게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비롯되는, 우리가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힘이죠.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죽든 말든 범죄를 당하든 저지르든 신경을 쓰지 않아요. 표적이 내가 되지 않으면 부당하다고 외칠 일도 없겠죠. 하지만 인간은 자신이 겪는 일이 아니더라도, 당사자성이 없는 일이라도 부조리하다고 생각하면 함께 싸워주잖아요.
연대라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사람이라는 것의 더러운 면을 직면하면서도 인류에 대한 희망과 사랑을 잃지 않고 끝없이 버텨야 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그 사랑을 어디서 얻을 수 있냐는 고민을 개인적으로 항상 해왔어요. 그리고 구미로 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지에 관한 답을 찾아요.
결국엔 끈질기게 들여다보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작가님이 쓰신 외계행성에 대한 기록처럼 우리는 인간으로서 인간을 사랑하기가 힘들어서, 우리가 지구에서의 경험을 더 생생하게 접하기 위해 기억을 지운 외계인으로서 세상을 본다고 생각하고 끈질기게 세상을 들여다 보고 있어요. 저는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그 끈질김이 좋아요.
작가님이 다듬는 글은 인간으로서 인간을 사랑하기 위한 여정이라는 게 항상 마음을 울려요.
어느날 사람이 전부 사라지고 도시에 개구리들만 남아서 목욕탕에서 알바하던 주인공은 당황하죠. 하지만 당황도 잠시뿐이고 나중에는 뿌듯함과 편안함을 느껴요. 인간들의 빨리빨리 굴러가는 세상 속에서 여유를 되찾고 삶을 되돌아 보는 개인의 삶을 그리는 작품에서 위안을 얻었어요.
또 수달이 된 주인공이나 개가 된 주인공도 있었죠. 스컹크가 된 사람도 있었고, ‘변신’이라는 걸 통해 어떠한 족쇄를 깨버리는 후련함 또한 느낄 수 있었어요. 우리는 이렇게나 작은 것에도 위안을 얻는데, 어떻게 인간을 미워할 수가 있겠어요…
아까 사랑은 사소한 것들로부터 시작된다고 했죠. 그게 인류애든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든,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든, 우리는 준비할 필요가 있고 그 현재진형형인 여정을 함께 밟아갈 때마다 동료애를 느껴요. 나만 이렇게 허우적대는 게 아니구나 나만 붕 떠서 사는 기분을 느끼는 게 아니구나, 하고요. 그래서 작가님이 정말 좋아요. 정말로요.
작가님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이 있어요. ‘유령의 마음으로’라고 해파리가 된 사람의 이야기와 어느날 나의 모습을 한 유령이 나오는 등 여러 이야기가 묶인 단편집이에요. 베란다를 통해 들어온 따뜻한 햇살의 무늬에 손을 짚었을 때 그 무늬가 내 손에도 잠시나마 새겨지듯, 구미로 님의 글을 읽을 때 저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추천해드린 책도 비슷한 결이고요.
마지막으로… 제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거 아시죠?!!!? ㅎㅎ 비공개로 돌린 작품은 겨울에 다시 풀어주신다고 하셔서 기뻐요. 구미로 님의 단독 작품집이 꼭 나왔으면 좋겠어요. 당장 사려고요… 출간하시면 제게 꼭 말씀해주셔야 해요
3. 작가의 가장 좋아하는 작품
브릿g에서 읽은 작품들 중에 제 마음 속 베스트 1위가 검은 물고기의 집이에요. 사실 작가님의 글은 전부 다 좋아서 고민이 많이 되는데, 호러 중에서는 검은 물고기가 베스트고 두 번째로 좋아하는 작품은 제목이 기억이 안 나는데 ㅠㅠ 개구리랑 목욕탕 알바 이야기예요. 개구리 시리즈가 제가 알기론 눈 먼 개구리가 공장에서 일하는 이야기, 천장에서 물 새는데 윗집에 개구리 사는 이야기, 목욕탕 알바하는데 언제부턴가 개구리가 오는 이야기 이렇게 세 갠데 모두 좋지만 목욕탕 알바 이야기가 가장 따스하고 보는 제가 뿌듯하더라고요 ㅎㅎ
끝으로 제가 좋아하는 밴드 노래 올리면서 마무리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