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 영어덜트 호러 소설들과 그 표지들 (1)
슬래셔무비와 그에 영향받은 8090영어덜트 호러문학에 대한 원고를 써야해서 쓰다가 흥미로운 이미지가 많아서 공유합니다.
이런 소설들이 많이 소개되거나 대세에 오르지 않은 바,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호러 문학의 불모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영미권 호러 문학과 동아시아 호러 문학의 전통은 그 줄기가 워낙 달라서 (슬래셔 무비 자체가 호러 팬층에서도 마이너라는 걸 생각하면) 출간되어도 반응이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10대 시절 미국에 사는 친구나 해외 사이트를 통해 보고 싶어했던 시리즈였다는 기억이 남아 있어요.
1. 포인트 호러 시리즈
대표적인 당대 영어덜트 호러 브랜드입니다. ‘아동 청소년 소설계의 스티븐 킹’이라 불리는 R. L. 스타인이 이 시리즈로 데뷔를 했죠. ‘구스범스’라는 아동용 호러 문학으로 대히트를 친 분입니다. 작년(?) 넷플릭스에 나온 피어스트리트 3부작도 이분의 소설 원작입니다. 그 외에 다양한 영어덜트 소설가들이 이 시리즈로 데뷔합니다. 『뱀파이어 다이어리』 시리즈로 유명하신 L. J. 스미스도 포인트 호러 라인업으로 소설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베이비시터 알바하다가 낯선 사람한테 무서운 전화를 받는다…는 내용인 베이비 시터. 70년대에 개봉한 <낯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 때>라는 영화에서 전반부를 거의 그냥 그대로 집어넣은 듯한 내용입니다.
만우절에 일어난 사고 이후 주인공은 그 사고를 숨기고… 그로부터 2주 뒤 누군가 아주 심한 만우절식 장난으로 주인공과 그 주변인을 괴롭힌다는 내용의 <만우절>.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식의 줄거리인데, 그 영화보다 6년 정도 빨리 나왔습니다.
친구들과 더블 데이트를 스키장에서 하다가 살인마의 표적이 된다는 이야기.
그 외에도 흥미로운 표지가 많아요.
지금 보면 너무 흔한 미국식 공포 영화에서 봐왔던 클리셰(특히 슬래셔 무비를 많이 본 분이라면 더 크게 느끼실지도)로 자리잡은 소설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버피와 뱀파이어 슬레이어’라는 십 대 공포-판타지 미국드라마 시리즈를 좋아하시는 분은, 혹은 그때의 향수가 그리운 분은 봐도 좋을 거 같습니다.
2. 피어 스트리트 시리즈
위에 소개드린 R. L. 스타인의 단독 시리즈입니다. 이분이 구스범스뿐만 아니라 ‘나이트메어 룸’이라는 시리즈로 한국에도 소개되었었는데요. 초등학교 시절 나이트메어룸의 그 괴이한 감성에 적응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읽긴 했지만요.
피어스트리트 시리즈는 ‘셰이디사이드’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룹니다. 당연히 십대들이 주인공. 제목만 봐도 알듯이 ‘더 뉴 보이’ ‘더 베스트 프렌드’ ‘치어리더’ 등등… 캠퍼스 호러물의 총집합체라고 할수도 있겠습니다.
셰이디사이드는 R. L. 스타인의 캐슬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리지널 피어스트리트 시리즈만 해도 50권이 넘는데, 피어 스트리트 사가스, 고스트 오브 피어스트리트, 뉴 피어스트리트, 리턴 투 피어스트리트 등등 엄청 쏟아져 나옵니다. 2020년대에 와서야 영상화가 됐다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피어 스트리트 사가 3부작. 셰이디사이드라는 세계관을 17세기까지 확장한 작품입니다. 이러한 기반을 토대로 이 삼부작을 완결한 뒤 17~20세기 사이에 있던 일을 피어스트리트 사가’스’ 라는 이름으로 16권의 작품을 또 냅니다…
그래도 이 시리즈에서 가장 인상적인 표지는 ‘치어리더 삼부작’입니다. 넷플릭스에 올라간 피어스트리트 시리즈의 근간이 되는 작품입니다. 시간이 없다면 그냥 이 소설만 읽는 게 좋습니다. 오리지널 피어스트리트 시리즈의 경우 수위만 높은 단순한 작품이라고 느끼실 수 있어요… 물론 이 시리즈는 3부작 이후에도 끊지를 못해서 두 권이 더 나왔고, ‘피어 스트리트 슈퍼 칠러’라는 연재물로 이어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에는 『헝거 게임』류 영어덜트 시리즈가 지배했다면, 90년대는 호러 시리즈들이 득세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시간이 또 남으면 간단한 소개와 함께 인상적인 표지들을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