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이게 뭐라고 그렇게 무게를 잡았나
저번에 10문10답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쓴 것을 보니 커뮤니티 분위기도 아직 몰라서 반말에, 무슨 사명감이 있거나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것처럼 올렸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제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솔직한 마음을 담아, 브릿지와 제 관계가 가까워진 만큼 친근감을 담아 다시 써보려고 해요.
1. 글을 쓰게 된 계기
중2때, 묵향과 비뢰도 같은 글을 읽으면서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장르소설도 엄청난 공이 들어간다는 걸 그땐 몰랐지요 ㅜㅜ
2. 내가 쓰고 싶은 글에 관하여
무엇보다, 재밌는 소설을 쓰고 싶어요. 메시지와 철학, 심오한 주제의식도 좋지만, 사람들이 소설을 체험함에 따라 등장인물과 상황에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을 쓸 수 있으면 좋겠네요.
3. 내가 자주 쓰는 장르나, 이야기.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sf를 주로 씁니다. 요즘은 가상현실과 그에 따른 세상의 변화에 대해 자주 쓰는 것 같아요. 기술이 첨단화될수록 철학에 맞닿아 있어서, 창작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는, 작품들을 통해서 느껴주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4. 가장 좋아하는 책과 그 이유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억압의 고통에 대해 말하던 ‘수레바퀴 아래서’, 알에서 스스로 깨고 나올 것을 강조하던 ‘데미안’. 그리고 싯다르타는 헤세 본인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느낌이었습니다. 싯다르타에서 보여준 시간의 동시성, 그것은 근대 과학과도 아주 밀접해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sf를 주로 다루는 이유입니다.
5. 최근 글을 쓸 때 들었던 생각
철학과 과학에 대해 공부한다는 것은, 더 많은 관점을 이야기합니다. 더 많은 관점은 더 많은 이야기고, 더 많은 이야기는 풍부한 글과 글의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글을 읽지 않는 사람은 절대 글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6. 글쓰기에 대한 고민, 혹은 글을 쓸 때 이것만은 지키겠다는 나만의 철칙
고증… 언제나 고증! 요즘엔 ai의 도움으로 좀 더 수월한 글쓰기가 가능해진 것 같아요. 물론 교차검증은 필수입니다. 애가 가끔가다 맹한 구석이 있어요…
7. 내 글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새로운 체험, 새로운 관점. 극과 극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설득력 있는 만남.
8. 다른 작가님들과 독자님들께 하고 싶은 말
글을 쓰는 것은 쉽지만, 글로 돈을 버는 것은 엄청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들 정말 대단하십니다. 독자가 작가고 작가가 독자인 이곳에, 작가와 독자에 구분을 두는 것도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저는 이런 분위기가 정말 좋습니다.
9. 내가 쓴 글을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드는 한 문장 (어디에 나온 문장인지까지)
헤엄을 못 치는 사람의 물장구가 더 요란한 법이다. -구원의 서 본문 중-
빈수레가 요란한 것과는 뉘앙스가 다릅니다. 헤엄은 못 치면 죽거든요. 그토록 허세를 부리는 사람도, 사실은 그것이 생존전략인 것이죠. 그토록 요란하게 자맥질을 하지 않으면, 무언가에 삼켜져 죽어버릴 것만 기분은 정말 끔찍할 것 같아요.
10.내가 쓴 글 중 가장 잘 썼다고 생각하는 장편, 중단편 각각 하나씩. (장편 없으면 중단편 2개도 괜찮음. 선정 이유까지.)
장편: 구원의 서
내 수 년을 바친 애작. 잘 쓴 건지는 솔직히 모르겠지만, 저는 이 소설과 함께 정말 많이도 자랐습니다. 이 이야기의 끝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들어있다고 생각해요.
중단편: 삼투압
브릿g에는 올리지 않은 소설이예요. 곧 신춘문예에 낼 예정입니다. 스스로를 사랑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지만, 왜 그래야 하고,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그 질문에 대한 제 나름의 답이 들어있는 소설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자유게시판이 조금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네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작가님들과 독자님들의 사소한 일상이나, 그에 대한 생각들을 올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인터넷 상으로라도 자주 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