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근황 주저리

분류: 수다, 글쓴이: 드리민, 23년 3월, 읽음: 115

0. 오랫동안 지켜왔던 브릿G 출석과 단문응원이 끊겼습니다. 한 번 끊기고 나니 맥이 좀 풀려서 단문응원에 손을 못 대겠네요. 나름 하루 루틴이었는데 말이죠.

 

1. 대학교 졸업을 했습니다. 2월 중순에 학위복을 빌려서 그동안 다녔던 지방의 캠퍼스로 내려가 1박2일 동안 혼자서 셀카봉 겸 삼각대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졸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교수님들 연구실도 찾아뵈었고요. 졸업식 때는 부모님과 조촐하게 캠퍼스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제는 정말로 학생도 아닌 백수가 되어버렸습니다.

 

2. 2월은 제 생일이 있는 달이기도 합니다. 생일 하루 전에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며 놀았고, 당일에는 가족들과 함께했습니다. 지인들로부터 이것저것 선물도 많이 받은 생일이었네요. SNS로도 축하를 많이 받았습니다.

 

3. 2월에 썼던 소일장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죠. 이 작품에서 사용한 양초의 이미지는 2월 초 입춘을 기리는 켈트족의 축제인 임볼크(Imbolc)에서 왔습니다. 이 축제에서는 밤늦게부터 해가 돋을 때까지 양초를 켜놓곤 하죠. 죽음의 세계인 어두운 겨울을 끝내고 생명의 세계인 봄을 가져오는 빛의 이미지인 셈이죠. 기독교를 믿는 분들은 비슷한 시기의 주님 봉헌 축일이나 성촉절을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지만, 죽음의 세계를 벗어난다는 점에서 필연적으로 망자와의 이별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아무리 쓰라리고 고통스럽더라도, 언젠가는 소중한 이를 향한 애도를 마치고 우리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처럼요. 그런 의미에서 2월만큼 이별이 잘 어울리는 시기도 없는 셈이죠.

 

4. 비슷하게 이번 3월 소일장도 춘분과 엮어서 써보고 싶은데…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5. 그동안 쓰다가 접어놓은 연재소설 <검은 양은 여동생의 꿈을 꾸는가>의 근간이 되는 신화인 아폴로니오스의 <아르고나우티카>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나름의 기준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을 정리하거나 분석 중이기도 하고요. 인물의 설정이나 배치 같은 것도 좀 더 바꿔볼 생각입니다. 실질적으로 연재가 되는 것은 내년이 되겠지만 천천히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 나아가보고자 합니다.

다만 고민이 되는 것이, 지난번에 이야기를 갈아엎어 보려고 했을 때, 기연재분의 내용을 덮어썼는데요. 이게 신규 연재가 아니다 보니 독자분들에게 알림이 뜨지 않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다음에 연재를 재개할 때는 아예 기연재분들을 삭제하고 가야 하나 싶습니다. 단문응원이나 성향평가도 조금이지만 받은 작품이라 독자반응까지 삭제되는 건 좀 그런데… 구태여 따지고 들어가면 새롭게 덮어쓴 내용과 해당 회차에 달린 단문응원이 상이한 것도 웃기겠죠.

이렇게 보면 분명 정답은 명확한데, 행동이 쉽지 않은 문제가 제일 어려운 것 같습니다.

 

6. 브릿G에서 좋은 인연을 맺은 분으로부터 상당한 양의 골드코인을 받아 첫 골드코인 정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그 외에도 제가 쓴 글에 몇몇 분들이 지속적으로 후원해주시기도 하셨는데, 그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월 7일에 신청한 정산은 2월 28일에 완료되어 통장에 입금되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매우 적고 하찮은 금액이지만, 출판사에서 보낸 돈이 제 통장에 숫자로 찍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두근거리더군요. 제가 드디어 글로 돈을 버는구나 싶습니다. (물론 예전에 단편 소설을 커미션으로 돈 받고 쓴 적이 있었지만, 그것과는 또 다르니까요.)

다음에 또 골드코인이나 작품 판매 정산을 언제 해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천천히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뭔가 소식이 있으면 또 근황 전하러 오겠습니다. 그보다는 내글홍보 말머리로 더 자주 찾아뵙고 싶긴 하지만요.

드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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