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오는 밤의 겁보
분류: 수다, , 17년 6월, 댓글6, 읽음: 57
퇴근할 땐 해가 반짝해서 비가 그쳤구나! 라는 생각에 우산 없이 커피숍에 갔습니다.
세시간 정도 쓰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겁나게 내리는 겁니다. 와, 나, 씨. 구시렁거리며 가지고간 셔츠를 뒤집어 쓰고 비오는 거리를 달려 버스를 타고 집 근처 정류장에서 내렸습니다.
나름 학교 주변이라 안심마을이니 뭐니 조명을 군데군데 설치했건만, 비오는 밤 인적마저 없으니 번들거리는 어둠이 무척 무섭더라고요.
굵은 비를 맞으며 골목길을 걷노라니 그날 쓴 이야기가 떠오르더군요. 귀신, 피, 살인, 죽음… 추위 때문인지 소름 때문인지 몸을 잔뜩 움츠리는데 천둥에 번개까지!!!
새된 비명을 내지르며 무서워 죽겠는 와중에 맞은편에서 여성분이 우산을 쓰고 지나가더군요. 너무 반가워서 그 뒤를 졸졸 쫓았어요.ㅎㅎㅎ
뒤늦게 생각해보니 그 여성분이 셔츠를 뒤집어 쓴 정체 모를 사람이 뒤를 쫓아오는 게 더 무서웠겠구나 싶었던…
다시는 어중간한 날씨에는 늦게까지 글을 쓰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겁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