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자 하는 인물을 죽이는 이야기는 잔인하다
분류: 수다, , 17년 5월, 댓글17, 읽음: 190
최근에 어떤 작품을 읽고 든 생각입니다. 스포일러니까 작품명은 생략하고요.
물론 세상에 생존본능이 없는 생물은 없겠죠. 그러나 이 이야기는 그 인물이 죽을 것을 알고 모든 것을 불태우려는 태도에서 다시 살기 위한 의지를 갖고 버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그것을 극적인 마무리를 위해 불태워 버립니다.
이야기는 거기에서 추억과 아련함, 안타까움과 슬픔 같은 감정을 끌어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살고자 하는 의지는 전부 날아가버리고 떠난 인물은 그렇게 대상화되어 남은 인물이 감정을 곱씹는 방식으로 소모되어버린다는 점이 말이죠.
보통 잔인하거나 냉혹하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는 도리어 인물들이 죽을 때를 기다리고 있거나 이야기의 톤 부터가 그런 전개가 당연하게 느껴져서 누가 죽든 별 생각은 안 드는데 이건 시종일관 희망, 성장, 미래 등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정작 그 미래가 그 인물에게만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그게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고,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단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