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숭쟁이 사냥개
분류: 수다, , 17년 5월, 댓글10, 읽음: 97
심심하니 또 수다를 떨겠습니다.
이 개의 이름은 기억이 안납니다. 그러나 제게 다채로운 경험을 안겨주었죠.
작년 여름 휴가 때 언니네 시부모님이 사시는 월호섬에 갔드랬죠.
개는 참으로 순딩순딩해서 낯선 사람들을 보아도 아, 주인이 아는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되믄 슬그머니 와서 만져달라고 아양을 떱니다. 가끔 귀찮을 정도로… 만져 줄 때까지 앞에서 버티죠.
바다를 실컷 봤을텐데도 근처에 가는 걸 질색합니다. 장난삼아 형부가 빠트렸더니 질색팔색, 젖은 채로 주인님께 달려가다가 오지마! 한마디에 안절부절.
그러더니 녀석 어딘가로 향하더라구요. 삐졌나 싶었는데 다시 와서 시아버지에게 가서 짖더라고요. 어라? 시아버지를 데리고 어딘가로 가더라고요. 어라?
녀석이 고라니 새끼를 사냥했다고 하더군요.
이후의 자세한 얘기는 소설로 풀어갈 거라 상세히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중소도시인이 처음 겪는 일에 대한 섬뜩한? (섬사람인 시아버지가 죽은 고라니를 해체한다던지, 그 내장을 아무 데나 버린다던지…)
녀석은 천부적인 사냥꾼으로 자기보다 작은 고라니, 멧돼지를 사냥하며 시부모님은 그 고기로 소소히 용돈벌이를 하신다고 합니다. 심심하면 나가서 사냥해온다 하니 저보다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이놈을 주인공으로 소설이나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