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은 쓰겠지만 웹소설은 도저히 쓸 자신이 없어 고민입니다
최근에 웹소설 강의를 듣게 되면서 고민이 많아져 여기에 글을 남깁니다.
이제 2, 3회차 수업을 진행한 것이라 이런 고민이 다소 빠르지 않나 생각되실지도 모르겠지만, 제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글에 대한 신념과 일반적으로 알려진 웹소설 공식과 너무 상충되는 부분이 많아지면서 제가 글을 잘 쓸 수 있을까하는 불안이 샘솟고 있습니다.
그동안 작법서도 찾아보고 작가들의 경험이나 충고가 담긴 책들도 읽어보면서 저 혼자 나름대로 끙끙대며 글을 써보고 있었습니다. 두 가지 작품을 구상했었는데 역량 부족을 느끼고 집필을 무기한 보류했고, 그로부터 1, 2년이 지난 지금은, 완성도 있는 작품보다, 내가 즐겁게 글을 쓸 수 있는 습관부터 기르자는 마음으로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써보고 있습니다. (물론 저 두 작품은 꼭 완성하고 싶은 작품들입니다.)
왜 웹소설을 쓰는 강의를 신청했냐고 하면, 글 쓰는 것에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신청했습니다.
웹소설을 단순히 책으로 읽고 있었던 것을 모바일로 읽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강의를 듣고 보니 고작 그 차이 하나가 제가 알고 있던 소설의 형식을 많이 완전히 뒤집어버리더군요.
저도 웹소설을 많이 읽고 있어 웹소설이란 본디 그렇게 쓰여야 소비된다는 것 자체에는 이견이 없습니다만, 제가 보고 싶은 웹소설과 쓰고 싶은 웹소설은 다르다는 생각이 저의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분명, 강의를 진행하시는 작가님께서, 후에 제가 집필한 글을 보고, 웹소설을 절대 이렇게 써서는 안된다고 빨간 줄 죽죽 그을 것이 분명한 것도 상상되두요.
강의 자체는 많은 도움이 되고 있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웹소설의 형태나 공식을 온전히 따를 자신은 없습니다. 문장을 짧게 써야 한다, 문단이라는 개념을 잊어야 한다, 묘사보다 대사가 많아야 한다, 전개는 빨라야 한다, 요새 웹소설 시장의 트렌드를 알아야 한다 등등…….
다 일리 있는 말들이고, 일부 공식은 웹소설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기에, 퇴고 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가, 제 영혼이 담긴 이야기가, 제가 쓰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이야기가, 일반적인 웹소설의 형태로는 결코 담아낼 수 없을 것이며, 그 형태와 공식을 따라하는 순간, 저의 이야기에서 영혼은 사라지고 안 쓰느니만 못한 이야기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강의를 통해, 웹소설의 공식과 제가 추구하는 글의 가치관이 잘 조화가 이루어진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그 길이 아득해 보이기만 합니다.
이렇게 제 생각이 확고함에도 불구하고 이리도 불안한 건, 분명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고, 저 스스로가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여기 계신 많은 작가님들은 이 불안하고 고독한 시간을 어찌 이겨내고 계신지가 궁금합니다.
좋은 말씀 주시면, 저도 저의 중심을 잘 잡을 수 있도록 참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