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흔이님과 후안님에게 이글을 바칩니다!
본글은 실제의 단체,인물,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겁니다. 아마도….
[차갑게 식은 성식의 몸 속에서 그 날 아침에 먹은 라면이, 덜 소화된 그것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나쁘지 않은 도입부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썩 마음에 드는 도입부다.
J는 미소지었다. 글의 첫시작이 이정도면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다.
‘이건 대단한 글이 될거야!’
그 전에 위장의 공복을 채울 필요가 있었다.
‘마침 주제와 어울리는 요기거리가 있지.’
J는 XX 비빔면의 열렬한 추종자였다.국물 한방울 없는 간결함과 상쾌함이 앞으로의 지적 노동에 큰 도움이 될것은 명백해 보였다.
“씹지말고 그냥 삼켜!”
J가 몇 가닥의 면발을 휘휘 감아 입으로 가져갈때 환청이 들려왔다.
‘뭐지? 망상을 지나치게 했나?’
그것 역시 나쁘지 않은 징조이다. 작가란 본디 머릿속 목소리에 귀기울일줄 알아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
“우리는 뜨거운 물의 세례를 받고 태어나 찬물의 헹굼으로 완성되는 존재이다! 죽어가며 쏟아낼 국물 한방울 없는 우리를 씹어 삼키다니! 얼마나 잔인무도한 행동인가!!”
그래 이건 망상은 아닌거 같다. 무언가 위험하다. 하지만 기껏 면발 아닌가?
아니 기껏 면발이 아니었다. ‘ 이건.. 깨다! 내 위장에,식도에 아직 머물러 있는 깨가 맹렬히 회전하며 몸밖으로 탈출하려 하고 있는거다!!’
‘위험해… 이건 너무 위험해. 그냥 깨는 털고 먹는거였는데..’
후회할 시간이 없었다. 어서 고양이 프사의 남자에게 이걸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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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와 함께 보낸 광란의 밤에서 막 깨어난 고양이 프사의 남자는 그의 애묘 상식이와 나른한 오전을 즐기고 있었다.
‘왜인지 라면이 땅기는군..’
어제의 게시판에서의 글이 떠올랐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으로 감탄스러운 소재가 아닌가?
‘그래 오늘은 너로 정했다 xx 너굴맨!’
그는 너굴맨의 열렬한 매니아였다.
앞으로 닥쳐올 비극도 모른채 그는 주방에서 다시마를 부스러지지 않게 봉투에서 꺼내는데에 열중했다.
고양이 프사의 남자가 다시마에 기울인 집중력의 단 10%라도 그의 애묘 상식이에게 할애했더라면 어쩌면 비극을 막을수 있을지도 모를일이었다.
오동통한 면발이 젓가락 안에서 유쾌할 정도로 탱글거리는걸 흐뭇하게 바라보며 막 크게 한입 면발을 물려할때 무언가 위화감이 들었다.
‘상식이?? 먹을때만 되면 굶주린 호랑이 처럼 덤벼들던 상식이가 왜 이렇게 조용하지?’
xx너굴맨의 스프향이 앞으로 닥칠일에 대한 불길한 전조라도 되는양 고양이 프사의 남자는 상식이를 찾아나섰다.
“상식이는 이 너굴맨이 처리했으니 안심하라고!”
그가 막 방문을 나서려 할때 예상치도 못했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헐헐.. 남은 시간은 얼마없고 쓰고,고쳐야 할 글이 수천자인데 이딴 짓이나 하고 있습니다….
누가 와서 한대 후려갈겨주고 가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