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내일부터 본격 중간고사 주간입니다. 전공 공부하느라 4월을 다 날려버린 기분이네요. 소설도 쓰고 싶고, 전자책에 대해 알려드리고 싶기도 한데,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저는 많은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늘 스스로의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계속 쓰다 지우다를 반복하네요. 키보드를 두드리는 총량은 대충 1만자 이상인 거 같은데, 98%를 지워버리고 순수하게 남는 것은 두 문단 정도랄까요.
재능 있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김훈이 부럽고, 톨킨이 부럽고, 니시오 이신이 부럽고, 여러분이 부럽습니다.
현대인들에게 정신병은 기본탑재라고 하는데, 저는 제 지난한 글작업의 우울한 결말들과 함께 파묻히는 꿈을 꿉니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도사리는 진부함이 무서워요. 그리고 그 재미없는 글을 극복해내지 못하는 자신에게 빡치고요.
자기 검열하는 글쟁이는 미래가 없죠. 저도 한 때는 검열 없이 손꾸락 움직이는 대로 글을 썼었는데, 지금은 글의 완성도나 주제 따위에 골몰하여 계속 문장을 검열합니다. 뭐, 그렇다고 완성도나 주제 의식이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고요.
제가 전자책 기술을 배운 것은, 출판사 편집부가 단체로 마약을 빨지 않는 이상 제 글이 종이로 출판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보았던 책에서 프랑스 인의 1/3은 아마추어 글쟁이라고 하던데, 그들도 자신의 글이 출판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그렇게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저처럼 하루하루 독극물 빠는 기분으로 살고 있는 걸까요.
술도 안 마셨는데 왤케 센치해지는 걸까요. 시험기간이라 그런 것 같지는 않은 데 말이죠.
헛소리도 이정도면 걸작입니다. 여러분의 건필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