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쩍 마무리
안녕하세요, 유권조라고 합니다.
완결 버튼을 누르고 나면 쪼르르 와서 홍보하는 말을 남기곤 했는데요.
오늘은 그저 조잘조잘하는 이야기나 하려 합니다.
자유게시판에 많은 회원들이 다녀가시지만,
리더앱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환경이 아니지요.
그렇기에 읽으면서도 또 쓰는 분들이 많이 보시리라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쓰면 쓸수록 제게서 멀어지고
마침표를 찍으면 아예 떠나는데,
고 안에는 내가 남아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겉으로 드러난 사건이나 문장과 문장 사이보다 깊게,
읽는 사람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또 그러면서도
누군가는 날 찾아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잠겨 있답니다.
3년 가까이 붙들었고, 재주도 대단치 않아
새로이 찾아올 분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이야기 깊은 곳에서 절 찾으신다면, 미리 잘 부탁드려요.
저는 이야기 밖에서 잘 지내고 있답니다.
결혼 전에, 아내와 자주 다니던 길에는
붕어빵 파는 노점이 있었는데요.
그 맞은편 옷가게에 걸린 녹색 원피스가 있어
붕어빵 익는 사이에 (전)여친께서는 그 한 벌을 몇 번이나 보셨답니다.
그 옷은 더 이상 걸려 있지 않고
예나지금이나 새것 없는 삶이 이어집니다.
이제는 그 가게가 사라지지나 않았으면 하는
쓰일 데 없는 소원만 품곤 합니다.
뉴스에서 전하는 숫자에 괜히 세상이 무서워 보이다가도
실업 급여에 웃고 각종 치료비에 울고 재난지원금에 겨우 또 웃다가
가까워지는 대출 만기에 세상이 또 달리 보입니다.
내일도 내년도 분명히 그려지는 것은 없는데
숫자만 저리 또렷하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실은 저 분명한 숫자가 무서워 글자 더미에 숨을 자리를 찾았나 생각하곤 합니다.
맨정신에 괜한 말이 길었사와요.
쓰기야 저리 썼으나 나름 희망과 함께 잘 지낸답니다.
조금씩이지만 각자 이야기에 숨어 계실
작가님들을 찾아가는 꿈도 꾸면서요.
언제나 그랬듯 한 명 한 명 건강해야 모두 건강한 요즘입니다.
다들 건강한 하루하루 이어가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