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도 쓸데없는 정보) 야생의 성(이)가 나타났다! 어떻게 공성할까?
-성벽은 대포 등장 이전까지는 높고 폭이 좁은 형태를 띄다가 대포 등장 이후부터는 낮고 폭이 넓은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이는 대포의 공격으로부터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기 위함이었지요. 물론 현대적인 고폭탄이 등장하면서부터 2시간 컷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여튼 공성이라는 게 결국 좀 험악한 담벼락을 넣는 것이고, 그래서인지 공성전의 양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사다리, 공성탑, 공성추 등을 이용한 전통적인 월담시도. 모범적인 방식입니다. 모범적인 방식인데… 그야말로 병력을 꼬라박아야 한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보통 공자는 방자의 3배가 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방법의 공성전의 경우에는 최대 10배의 병력차를 견뎌내기도 합니다.
-땅굴. 원리는 간단합니다. 상대 성벽까지 갱도를 판 후, 받침대 역활을 하고 있는 나무들을 불로 태워 땅이 꺼지게 만드는 겁니다. 화약 등장 이후에는 폭약을 넣어 날리는 방법도 등장했는데, 화약이 어디 좀 비싸야지요. 다만 숙련된 광부나 공병이 필요하고, 상대의 역 땅굴 저격도 주의해야 합니다.
-의외로 역 땅굴 저격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게, 항상 정해진 시간마다 정해진 곳에서 규치적인 진동이 들리고, 파낸 토사가 확연히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로드스섬 전투 당시 오스만군은 수비측의 역 저격에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걸로 해결을 봤습니다.
-투사체로 성벽 부수기. 투석기나 대포 등으로 성벽 한 곳에 구멍을 내는 방법입니다. 다만, 이것도 쉽지만은 않은 것이, 당대 건축공학의 정점인 성벽을 무너뜨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투사체들이 대부분 돌이나 금속 덩어리에 불과하고, 기술적 한계로 일점사도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뭘 많이 던져서 결국 구멍을 낸다면…
-와! 구멍! 와! 이제 이겼다! 인 것 같지만, 그게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당연히 구멍이 났다면 방자 측에서는 해당 구멍에 전력을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이 집중된 화력을 누가 첫 빠따로 맞는가의 문제가 생기는 거지요. 거의 99%로 사망 확정인 이 임무를 어떻게 처리했는가 하면.
-폴론호프(Forlorn hope)라는 돌격대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보통 군법 위반자의 사면이나 진급, 포상, 귀족계급 부여 등을 조건으로 지원한 자원자들로 편성합니다. 원체 사망이 거의 확정인 임무인지라, 사전에 포상을 부여하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는군요. 보통 초급장교 한 두명과 다수의 사병들로 편성되었습니다.
-공성전의 딜레마는, 성을 함락시키기 위해서는 때려부숴야 하지만 또 성의 가치는 어느정도 보존한 상태로 함락시켜야 한다는 점 입니다. 기껏 함락시켰는데 돌 무더기라면 의미가 없어지니까요.
-자신의 작품에서 공성전이 나오는 분이라면, 이런 기초적인 요소들을 감안하고 글을 쓰시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