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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도 쓸데없는 정보) 야생의 기사(이)가 나타났다! 어떻게 조질까?

분류: 수다, 글쓴이: 신현실주의, 20년 3월, 읽음: 70

-보통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판금갑옷(풀 플레이트 메일 류의)은 생각보다 중세 후기에 나온 물건이라서 기사들의 전형적인 무장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곤란한 편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기사들은 여전히 직업군인들답게 중무장을 하고 돌아다녔으니, 대충 중무장한 깡통이라는 전제 하에 이야기를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에 기사 쓰시는 분들 중에서 이렇게 디테일하게 구분해서 쓰시는 분 없잖아요. 저도 지금까지 딱 한분 봤습니다.

-기사의 갑옷은 원거리 투사체 및 백병전 하 베기 공격에서 완벽한 방호력을 보여줍니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기사 한명을 무장시키는데 탱크 한대 정도의 가격이 소모되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그래도 태어날 때부터 동족살해 기술을 갈고 닦은 인간이라는 종족은, 이런 걸어다니는 깡통들을 따는 방법을 만들어 왔습니다…

-첫 번째. 레슬링. 모 사이트식 표현을 빌리자면, 팬티 레슬링(…)이라고도 불리는 각종 그래플링, 레슬링 기술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갑옷의 방호력은 베기 공격을 완전 무효로 만들고, 찌르기조차 제한적인 부분에서만 가능하게 만듭니다.

– 게다가 갑옷은 풀 플레이트 메일이라고 해도 이용자에게 최선의 이동력을 제공해주는데, 수영이나 앞구르기, 옆돌기, 달리기 등등의 활동을 하는데도 지장이 없습니다. 이렇게 팔팔하고 빠른 갑옷을 입은 적을 관절만 노려서 공격하기란 쉽지가 않지요.

-때문에 레슬링과 그래플링 기술 등으로 영혼의 팬티 레슬링을 벌인 뒤, 상대를 넘어뜨려 제압하는 기술이 널리 퍼졌습니다. 사실 기사들의 기본소양이기도 하지요. 대체로 무기를 활용하여 넘어뜨리거나, 아니면 씨름처럼 상대의 다리를 들어올리거나 넘어뜨리는 등의 기술들입니다. 유튭에 많으니 실물 보고 싶으시면 찾아보세요 ㄱㄱ

-일단 이렇게 넘어뜨리고 나면, 계속 줘패던가 아니면 관절 등의 틈새를 찔러 살상하는 것으로 전투를 마무리합니다. 이러한 전투가 가능한 것은 대체로 기사들의 싸움이란, 소대 규모 정도의 랜서(종자와 맨앳암즈들을 포함한)들이 광범위한 전역에서 소규모로 부딪치며 교전을 벌이는 양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둔기류 깡통따개들 활용. 소위 말하는 워해머나 워픽(사실 전부 한 무기에 다 붙어있었습니다만.)을 활용하여 뚝배기를 따는 방법입니다. 단순합니다. 상대방의 머리를 둔기로 후드려 팬 뒤,  어버버 거릴 때 픽 같은 날카로운 무기들로 관절 등 약한 곳을 찔러버리는 거지요.

-사실 둔기류로 갑옷을 강타해도 갑옷 자체가 망가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안에 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하죠. 제대로 힘이 실린 둔기에 머리를 맞는다면, 투구는 멀쩡해도 사람은 코에서 뇌가 흘러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첫 번째 레슬링 기술들과 응용한 제압방법도 꽤 있습니다. 이것도 유튭 ㄱㄱ

-세 번째. 원거리 투사체로 저격하기. 아쉽게도, 이건 생각보다 좀 오래 걸립니다. 기사의 갑옷이란 시대 불문하고 거의 대부분의 원거리 투사체들을 효과적으로 방호해냈거든요.

-심지어 총기류도 초창기에는 좀 애를 먹었습니다. 석궁도 기계식 도르래를 이용하여 ‘아 이건 맞으면 진짜 죽겠는데’ 라는 생각이 누가봐도 들 정도가 아니라면 어려운 일이었고요. 사실, 아쟁쿠르나 크래시에서도 투사체로 기사들을 살상한 것 보다는, 돈좌된 기사들을 후드려 패서 잡은 쪽이거든요.

-네 번째. 기병 돌격. 기병의 돌격이라는 게 거의 소형 트럭 수준의 충돌에너지가 나오는 무시무시한 것이긴 한데… 문제는 갑옷을 입은 인간은 그걸 버팁니다.

-네, 버팁니다. 중세시대 이탈리아 용병의 교범에 의하면, 갑옷을 입었다면 말에 치이고 깔리더라도 크게 안다치니까 그냥 밑에서 말의 배를 쑤시라고 지시했습니다. 최근에 재현한 영상들을 보면, 랜스 차징에 들어가도 다시 멀쩡하게 일어서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고요. 사실, 갑옷을 안입었다고 해도 말에 좀 치인다고 사람들이 다치진 않더군요.(그러니까 우리 상상처럼 레고 분해가 안된다는 뜻) 인도인가 중동이던가, 모 경마장에서 기수가 관중들에게 들이박았는데, 다들 툭툭 털고 일어났으니까요.

-때문에 랜스를 들고 마상에서 충돌하는 경우, 창으로 낙마를 유도하거나, 검으로 상대 투구 바이저 틈새를 찌르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러니 비교적 현실적인 고증으로 글을 쓰는데, 적으로 기사가 나온다면, ‘까다로운 선택’이 필요할 것입니다.

신현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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