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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추리는 어렵군요.

분류: 수다, 글쓴이: stelo, 17년 4월, 댓글7, 읽음: 125

S모입니다. 1달 전부터 추리 소설을 쓰고 있죠.

오늘 퇴고를 하는데 충격을 받았습니다. 추리가 이상하더라고요. 혹시나 해서 전체적으로 논리를 점검해봤더니 엉성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예를 들어…

“키가 160 중반인 사람의 직업은?”

-> 제 소설의 탐정은 아마도 중,고등학생이라 답하려 했어요. 제 키가 160 후반이라 다들 대학생이라 생각을 안하더라고요. 남자 평균키는 173 정도라 하죠. 키가 아주 작은 사람은 극소수니까, 아직 학생이라 작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죠.

그런데 오늘 친척 이모님을 보고 떠올랐습니다. 성인 여성 중에는 160 중반인 사람이 여럿 있다는 걸요.

 

생각해보면 당연한데 이걸 1달 동안 눈치채질 못했습니다. 놀라울 뿐입니다. 합리적인 추론을 만드는 게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가들이 쓴 작품에서도 모순이 나온다고 하니 당연하긴 하죠.

예를 들어 셜록 홈즈는 왓슨을 처음 보자 마자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군의관이라는 걸 알아맞힙니다.

“영국군이 고생을 하고 팔에 부상을 당할 만한 열대 지방은 어딜까? 물론 아프가니스탄이군”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은 열대 지방이 아닙니다. 대륙성 기후에, 내륙 지방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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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셜록 홈즈가 열대?지방이라고 말한 아프가니스탄

당장은 그럴듯해보여도 따져보면 이상한 거죠. 셜록 홈즈의 오류는 한 두 가지가 아니라 합니다.

 

제 추론은 그 사람이 ‘남자’라고 조건을 달아주면 해결이 되죠. 장면이나 묘사를 추가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게 몇 가지씩 되니까 바로 답이 안나오더군요.

입대는 11일이니, 이제 2일 남았군요. 첫 휴가를 기다리면서 추론을 가다듬어보려 합니다. (훈련에 죽어나가지 않는다면…) 가능하다면 사지방에서 소설을 올릴 수도 있겠죠. 사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생존신고 겸 푸념이었습니다. 완성된 소설로 찾아뵙는 그날까지 모두들 안녕히.

st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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