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작 별 이야기입니다. 감사합니다.
분류: 내글홍보, , 21시간 전, 댓글3, 읽음: 72
별은 별일 뿐이다.
하지만 별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이름으로 별의 기운이 모인다. 이름이 충분한 힘을 얻으면 별과는 별개의 존재가 태어난다.
오래전 별짓기들은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별에 이름을 붙였다. 자신들이 무엇을 만들었는지도 모른 채 여행을 계속했다. 그들을 따라 지구에 정착한 존재들은 인간의 전설을 흡수해 선녀와 마녀, 신선과 괴물, 악마와 신이 되었다.
1835년, 마녀로 불린 스피카는 인간들에게 화형당했다.
그리고 1910년.
인간들이 핼리 혜성이라 부르는 별짓기가 다시 지구에 접근하면서 스피카도 돌아온다.
스피카는 인간이 다른 생명에게 준 죽음을 인간에게 돌려주려 한다. 직접 죽인 자에게, 죽음을 명령한 자에게, 죽음의 대가를 지불한 자에게. 그리고 수많은 죽음 위에서 살아가는 인간 전체에게.
베가는 스피카를 막는다.
인간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인간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고, 사라진 것을 기억하며, 없었던 것조차 이름으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에서 이름을 잃은 교사.
하와이의 끝나지 않는 길.
아덴만의 화물칸에서 불어오는 폭풍.
제보당의 숲을 걷는 늑대.
로마의 검은 선반과 죽음을 전하는 전신선.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인간들의 기이한 사건은 하나씩 모여 스피카가 준비한 인류 최초의 절멸로 이어진다.
인간이 동물을 죽이는 것은 생존이고, 요괴가 인간을 죽이는 것은 악인가.
그렇다면 악은 죽음에 있는가.
죽일 대상을 고르는 자에게 있는가.
1910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