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쓰다가 우주로 잠깐 도망갔습니다
안녕하세요.
브릿G에서 <댐네이션>이라는 장편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발견된 정체불명의 원고를 2026년의 연구자가 공개한다는 액자 구조의 이야기이고,
1930년대 출판계, 남부 고딕, 펄프 활극, 대체역사와 만화사의 기원이 뒤섞이는 장편입니다.
총 3부 규모로 생각하고 있는 이야기이고, 2부 완결 뒤 지금은 잠시 전체 구조를 재정비하는 중입니다.
그 사이에 머리를 조금 다른 방향으로 굴려보려고
<42: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이라는 세 편짜리 중단편 연작을 쓰고 있습니다.
연작이지만, 각각 다른 장르와 이야기로 개별 편만 읽어도 되도록 해봤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루이스빌에서 만나요>는 현실과 무대, 기억이 조금씩 겹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중년 남성이 안개 속에서 오래전 자신이 포기한 꿈과 현재의 삶을 마주친다는 이야기입니다.
장르로는 심리 미스터리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미스터리적인 요소는 그렇게 강하진 않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외계인을 위한 자산관리 가이드>는
팔로워 84명의 X 계정 주인인 보험 영업사원이 외계 문명에게 인류 대표로 지목되고,
지구의 반구 하나를 요구하는 외계인들을 상대로 보험과 펀드와 부동산의 언어로 협상하는 이야기입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SF 블랙코미디고,
덜 거창하게 말하면 인류 멸망을 자산관리 상담으로 버텨보는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 <전날의 행성>도 곧 이어서 올릴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말하는 순간 권리와 책임이 생겨버리는 행성의 생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장편 쓰다가 잠깐 우주로 도망갔는데, 거기에도 계약서와 저작권과 갚아야 할 것들이 있었네요.
세 편은 각각 따로 읽어도 되지만,
함께 읽으면 <42: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이라는 제목 아래에서 조금 더 큰 모양이 보이도록 쓰고 있습니다.
<댐네이션>도 재정비해서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 전에 잠깐 다른 우주로 새어 나온 글들도 편하게 읽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