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커리우먼’의 존재를 알고 있나요?”
“커리어 우먼, 일하는 여성 말인가요?”
“아니요. 커리우먼. 커리를 끓여 놓고 새로운 차원으로 떠난 여성들이죠.”―「커리우먼」 중에서
안녕하세요, 브릿G팀입니다. 제로위크 작가님의 「커리우먼」을 읽고, 인도 커리를 두 번이나 먹으러 간 후 직접 집에서 난과 커리를 만들어먹기까지, 그 야매 요리 도전기를 소개합니다. 여러분들도 저처럼 「커리우먼」을 읽다가 따뜻한 인도 커리의 맛을 떠올려보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담아서요.
단편 「커리우먼」은 ‘커리를 끓여놓고 다른 차원으로 떠나는 여성’들에 얽힌 전설 같은 이야기를 독특한 감성으로 전하는 작품입니다. ‘커리우먼’이라 함은 커리어우먼 같은 것이 전혀 아닙니다. 커리를 끓여놓고 새로운 차원으로 떠나는 여성들을 일컫는 말로, 고서점에 등장한 웬 낯선 여자는 커리를 끓여놓고 다른 차원으로 떠나간 수많은 커리우먼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사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커리는 ‘팔락 파니르’라는 시금치 커리지만,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페이스트로 카레가 아닌 인도 커리를 처음으로 집에서 만들어보았답니다. 미숙하고 아무 방법이나 마구 동원한 여정이었지만, 도전기나 다름없는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준비 재료
키친오브인디아 버터 치킨 커리 페이스트▶한 봉지
난 믹스▶한 봉지
닭가슴살▶1팩 먹기 좋게 깍둑썰기
양파▶1~2개 깍둑썰기
코코넛밀크▶200ml
후추/소금 약간
물 200ml
난을 구울 때 취향에 따라 다진마늘, 버터 등 추가(선택)
먼저, 발효 시간이 필요한 난 반죽 준비를 합니다. 집에서도 생각보다 간편히 난을 만들 수 있다기에 시중에서 판매하는 난 믹스 제품을 구입해두었어요.
집에 이스트 등의 제빵 재료가 있으시다면 굳이 믹스 제품을 사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제품 조리 방법에 안내된 대로 밀가루, 이스트를 넣고 적당량의 물과 함께 반죽을 준비해주세요.
먼저 숟가락으로 반죽을 하다가 손으로 5분 정도 직접 주물러준 뒤, 랩으로 동봉하여 30분 정도 발효를 시킵니다.
겨울철에는 반죽을 따뜻한 물로 하는 게 발효가 더 잘 되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금손 블로거님들의 사진을 보면 몽글몽글 예쁜 반죽이 되던데 저는……(도망) 그래도 어쩔 수 없으니 30분 타이머를 맞춰 놓고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커리를 끓일 준비를 합니다.
올리브 오일을 살짝 두르고 먼저 깍둑 썬 양파를 팬에 볶아주세요. 양파가 볶아졌을 때 자른 닭가슴살을 함께 넣어주시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주세요.
닭가슴살이 익을 때까지 잘 볶아줍니다.
그다음으로는 코코넛 밀크를 150~200ml 정도 준비해주세요. 제 요리 인생에 처음으로 등장한 코코넛 밀크… 고소한 맛과 감칠맛을 더해줍니다.
볶은 양파와 닭가슴살에 코코넛 밀크 + 물을 동량(200ml)으로 넣고 함께 끓여주세요.
참고로 제가 사용한 페이스트는, 요즘엔 국내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Kitchens of India 버터 치킨 카레 페이스트’입니다.
저는 아이허브에서 다른 용품들과 함께 여러 팩 구매했어요. 100g 분량의 페이스트를 잘 저어서 녹여줍니다. 꽤 딱딱해서 숟가락으로 잘 풀어주어야 하더라고요.
어느 정도 페이스트가 풀어지면 이런 흡족스런 색이 나오는데, 레시피로는 약불에 꽤 오래 끓여주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15분에서 20분 가량 끓여주었습니다.
페이스트 하나로도 정말 가게에서 먹는 맛이 나요. 키친 오브 인디아 페이스트 유명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정말 추천합니다!
커리가 끓는 동안 다시 난을 만들러 가봅니다.
잘 발효가 된 난 반죽을 4~5 덩이로 뜯어 밀대로 얇게 밀어주면 되는데요.
저는 밀대가 없어서 집에 굴러다니는 보틀을 잘 닦아 사용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잘 밀리던걸요.
그리고 마늘 애호가인 저는 간 마늘과 버터를 듬뿍 발라주었습니다. 그리고 후라이팬에 중약불에 앞뒤로 바삭하게 부풀어오를 때까지 구워주시면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첫 번째 난의 모습입니다. (ㅎㅎ;;)
바삭하긴 한데 뭔가 잘못 구워진 느낌이라… 남은 반죽은 오븐으로 구워보았습니다.
180도로 예열하고 10분 정도 구워주었더니 적당히 부풀어오르고 촉촉함도 더러 남아있었습니다.
그렇게 2시간여에 걸쳐 난생 처음으로 인도 커리와 난 만들기에 성공했습니다! 브릿G 컵도 빠질 수 없어요.
평소 요리 과정을 사진으로 찍는 습관이 안 되어 있어서 과정 사진이 많이 누락되었지만, 포털 블로그에도 간단하고 맛있는 레시피가 많이 나와 있어서 정말 어렵지 않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페이스트와 난 믹스, 모두 시중 제품을 이용했기에 가능했지만 맛은 정말 흡족스러웠습니다. 요리 초보자인 저도 쉽게 따라 만들 수 있었던 인도 커리 도전기였는데요, 결과가 어찌됐든간에 제가 인도 커리를 만들어 먹으리라 다짐했던 건 순전히 「커리우먼」이라는 작품 때문이었답니다.
주인공을 두고 갑작스레 떠나버린 엄마를 비롯해, 커리우먼의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는 기묘한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남깁니다. 작품 속 ‘커리우먼’의 이런 대사처럼 말이지요.
“내가 떠나지 않는다고 해도 서로 상처는 줄 수 있어요. 가장 먼저 자신을 생각해야 해요.
나는 그걸 너무 늦게 알았지만, 당신은 그러지 않길 바라요.”
요리가 가지고 있는 작은 미덕에 한 줄기 빛을 더하는 작품, 「커리우먼」과 함께 따뜻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