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1주기 애도사는 『산맥공주: 추모 에디션』이라는 별도 전자책에 담겨 출간되었습니다. ※
작가 특유의 섬세한 필치와 깊이 있는 상상력, 긴 시간 쌓아온 장르 문학에 관한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한 이지연의 단편소설집 『산맥공주』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이지연은 『드래곤 라자』, 『반지의 제왕』, 『듄』 등 굵직한 작품을 한국에 첫 정식 출판한 편집자이자, 30년 이상 SF 판타지 작가·번역가로 활동하며 한국 장르문학의 지평을 넓힌 선구자이다. 이번 단편집은 작가가 생전에 애정을 가지고 다듬었던 미발표작과 기발표작을 한데 엮은 것으로, 「생일을 축하」, 「눈 속의 요정」 등 타자와의 관계를 탐구하는 초기작들에서부터 「산맥공주」, 「역표절자」 등 작가의 사변적 깊이에 더해 사건의 플롯을 능숙하게 다루는 변화된 스타일을 선보인 최근작까지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저자와 오랜 지기였던 소설가 송경아 씨가 직접 여덟 작품을 엮었으며, 저자의 가족 및 지인, 그리고 작가들의 1주기 추모글이 전자책으로만 별도 수록되어 발매될 예정이다.
“저자는 세계 여러 나라의 민요와 민담, 전설을 매우 좋아했다.
잠시 흥미를 가졌다 마는 종류의 취미로서가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이십 년 삼십 년이 넘게 꾸준히 즐겼다. 그런 저자의 오랜 내공이 모인 작품이다.”
―송경아(엮은이)
산맥공주 -7
눈 속의 요정 -59
생일을 축하 -97
공녀님은 기사가 되고 싶어서 -153
진화 혁명: 디벤둑 상급지식체화소의 강의 소묘 -193
던전 -219
만찬: 콴 행성 라마 지역 상층부, 우위디야마구(區). -235
역표절자들 -254
엮은이의 말 -301
편집자의 말 -306
산맥공주
고아로 자란 보르후는 한 여인과 결혼하지만, 곧 아내가 죽자 깊은 슬픔에 잠긴다. 무당은 ‘죽은 아내의 옷에서 나온 씨앗을 심고 잘 보살피면 왕이 될 아이가 태어날 것’이라 일러주자, 보르후는 그 말대로 씨앗을 심고 정성껏 돌보아 출룬체첵이라는 아기를 얻게 된다. 그리고 이 아이는 비범한 괴력을 가진 채 빠르게 성장하며 세상을 뒤흔들게 되는데.
눈 속의 요정
폭설로 마비된 도시에서 발견한 작은 요정. 인형처럼 생겼지만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살아있는 생명체였다. 근처 편의점으로 급히 요정을 데려가지만, 요정을 본 사람들로 곧 소동이 일어난다. 과연 요정을 살려낼 수 있을까?
공녀님은 기사가 되고 싶어서
황위 후계자의 친우를 선발하는 과정에 지원한 미드라코 가문의 17공녀 엘. 하지만 경쟁자인 데레의 예상치 못한 실력 발휘와 자신의 성적 하락으로 혼란을 겪게 된다. 더군다나 데레의 가문에 관련된 숨겨진 비밀까지 알게 되자, 엘은 복잡한 심경에 빠지고 마는데.
역표절자들
자신이 남긴 미스터리한 메모가 다이어리에 남아있다. 그 메모엔 특정 기억이 삭제될 것이며, 친구나 지인의 모습으로 나타날 누군가를 경계하고 어떤 행동도 취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사라진 기억을 되짚는 와중에, 정말로 새로운 인물들이 나타난다.
이지연
책과 동물을 좋아하는 어린이였다가 책과 동물과 한문과 과학을 좋아하는 청소년기를 거쳐 더 더 많은 것을 좋아하는 어른이 되었다. 세상에 좋은 것을 한 톨만큼씩 더해 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상당 기간 단행본 편집자 및 번역자로 일해 왔으며, 옮긴 책으로 어슐러 K. 르 귄의 「어스시 연대기 6부작」을 비롯하여 『무한의 경계』, 『2010 스페이스 오디세이』, 『1인분 프렌치 요리』, 『빈티』 외 다수가 있다. 2024년 8월, 향년 52세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