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있잖아.

그거 있잖아, 그날 여행에서 병수를 죽인 그거. 너희는 그게 어떻게 보였어?

 

봤냐고? 정찬아 내 말 그새 잊었어? 네 앞에 있던 병수 갑자기 신발밖에 안 보였잖아. 내 기억은 그게 다야. 몰라, 진짜 그것밖에 기억 안 난다.

 

그래. 그게 병수를 갑자기 위로 처들었으니 신발밖에 없었던 거지. 내 말은, 그 다음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냐는 거야. 뭐가 병수를 들었냐고.

 

대뜸 불러서 뭔 얘길 하나 했더니, 잊고 싶었던 일을 이 술자리에서 꺼내는 이유가 뭐야? 기분 잡치게…. 너네 왜 다 나만 바라보냐? 너네 몰라? 그거 안 보였어? 소름끼치네 진짜… 시커맸잖아. 늦게까지 술 마시느라 펜션 조명은 다 켜뒀는데도 그게 마치… 빛을 빨아들이는 것마냥… 선명하게 시꺼맸다고.

 

시커… 하얬는데? …아니 나 몰라. 아, 모른다니까! 에헤이, 아…! 술 넘쳤잖아! 아니 참나… 사람 무안하게 뭘 그렇게 봐? 바람이 하얗게 불던 게 신발 아래로 기어간 것밖에 기억 안 나. 진짜야. 야야, 넌 기억 안 나냐? 너도 내 옆에 있었잖아 깡철. 하얀 거, 그거, 바닥에 있어서 같이 소릴 질러 놓고 왜 모른 척을 해?

 

아냐! 그, 그래 소리 지르긴 질렀지. 근데 난 그걸 보고 놀란 게 아니라, 신발 위로 쏟아지던 피를 보고 놀란 거야. 병수가 그것에게 당해서… 모르겠네. 왜 그때 기억이 이렇게 흐리지? 야, 너는 하얀 거 봤어?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바닥만 보고 있었어서, 피가 쏟아지는 것과 그것이 병수를 으.. 으적거리는 소리밖에 기억이 안 나. 얘네 둘 말고 위를 봤던 사람 있어?

 

너… 너희들… 그거 못 봤어? 달빛에 비친 그 허연 거. 웃고… 있었어… 나… 눈이 마주친 거 같아. 내, 내가 그, 그, 그… 때 졸려서… 2층… 입이… 블랙홀 같았…. 우우욱… 욱… 웩…

 

야! 야! 시현아! 야 누구 찬 물 좀 가지고 와! 정신 차리라고 이 새끼야! 이 새끼 눈이 왜 이러는 거야!

 

“우주… 외계… 이인이, 내 의식을 납치했어. 나 좀, 나 좀 제발 여기서 꺼내줘. ”

 

…야. 이 새끼 묶어 놔. 아, 빨리 묶어 놓으라고!! 이런 씨…! 저 의자든, 돌덩이든, 뭐든 묶어 놓으라고!

 

그 하얀 거 썅! 그게 있었는데 살아 있을 리가 없잖아! 야 장정찬! 그 새끼, 만지지 마!

 

왜, 왜?! 이 새끼 이거 죽어가는데 그냥 두라고? 이거, 그거 나오기 전에, 병수가 처음 쓰러졌을 때랑 똑같잖아!

 

야- 그 새끼 그거, 쑈 하는 거 아냐?

 

그래도, 뭔가 좀 병수 목소리 같았은데…

 

걔가 원래 목소리 흉내 좀 낸다고 얼굴 없는 우튜베도 찍고 그랬었잖아.

 

그래도 죽었나 살았나 살펴나 봐라 임마. 걱정도 안 되냐. 너는?

 

끄흑, 꺽, 컥, 우웩

 

야 남 걱정 할 때야? 그것들이 병수 놈 어떻게 했는지 잊었냐? 우리 그때 뭘 할 수 있긴 했어? 어? 그때도… 그때도 병수 그 자식이 그 놈 돕겠다고 설치지만 않았어도… 누구였지 그놈…? 야! 가까이 가지 말라니까! 야!

 

아욱, 이 냄새! 야! 미치겠네! 니들, 이 냄새! 이 냄새 또 난다! 욱! 이 냄새 니들은 못 맡냐? 저때처럼 또 속 뒤집는 냄새가 풍기잖아! 뭐 코 막을 거 하나 주라! 빨리! 먹은 거 다 토할 거 같다! 저때도 냄새 때문에 정신 하나도 없어서 난 제대로 본 거 하나도 없다!

 

이거, 이게 뭐야. 이거 그때 그거 아냐? 병수도 시꺼먼 물을 토했었는데. 얘도 똑같은 걸…….

 

이 물을 토하고 병수가 어떻게 되었더라?

 

우웩. 굳이 이런 속 뒤집어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야 해? 끄응… 무슨 우리가 탐정도 아니고 사람이 어떻게 죽었는지 이야기를 해야겠어? 너무 충격적이었잖냐, 임마. 병수한테 달린 구멍이란 구멍에서 검은 물이 쏟아져 나오는 거 말이야.

 

그, 그래도… 정체도 모르는데 가만히 뒀다간 우리도 그런 꼴이 될지 모르잖아. 아까 시현이 못 봤어? 검은 물 토하는 거… 병수는 물 토한 후에 갑자기 숙소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했잖아. 시현이도 그렇게 되는 거 아냐?

 

야 근데 저 검은물… 물인 거 맞지? 안 움직이는 거 맞지?

 

야…영화도 안 봤냐…그런 말은 참 불길하다고… 저것 봐. 너가 말하니까 움직이잖아…

 

어???

 

으아아아악! 무, 물이 이쪽으로 오잖아!

 

야! 그거 태워! 그때도 저 물 담배 태우던 녁석들한테는 안 갔어! 태워버려!

 

으엑, 나 입에 들어간 거 같은데!

 

엄살 떨긴!

 

아!가만히 좀 있어!정신 사나우니까!

 

흑흑…아니…진짜로 저 검은 물 먹은 거 같다고… 이러다 나도 죽는 거 아냐…?

 

헛소리 좀 작작해!

 

어…?얘들아! 검은 물이 멈췄어!!!

 

휴우…다행이다…

 

시현아!! 눈 좀 떠 봐!!! 시현아!!!

 

어?

 

쟤… 왜 위로 떠오르는 거야…?

호스트 코멘트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으므로 여기서 스레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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