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는 사랑, 분노, 걱정, 슬픔, 기타 등등을 싣고…

사랑하는 내 딸, 보나에게.
네가 집을 떠나 도시로 간 지 벌써 한 달이 지났구나. 도시에 잘 적응했을지 걱정이다. 새로 얻은 직장은 잘 맞니? 아침엔 잘 일어나고? 네가 다 잘하고 있겠지만 이렇게 오래 떨어져 있는 일이 처음이다 보니 자꾸 걱정이 드는구나. 바쁜 일 끝나면 엄마한테 편지 한 통 보내주렴. 여름 감기 조심하고.
-언제나 너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엄마, 로라가.

 

To.짐.
안녕, 짐. 도시 생활은 좀 어때? 난 아직 적응 안 돼서 죽겠어.
어제 엄마가 편지를 한 통 보냈는데 편지에 내 걱정이 너무 많길래 난 이번 주말에 내려가 보려고.
너도 아주머니 뵌 지 좀 되지 않았어? 시간 되면 같이 내려가자.
생각 있으면 주말 되기 전에 답장해줘.
-From. 보나.

 

To. 귀상어
크릴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오는 주말에 동해로 돌아간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뱀장어와 톱가오리가 나와 함께 동해로 이동한다. 이동수단 및 구체적인 이동 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크릴에게 답장을 보내 계획을 세운 즉시 재송신하겠다. 동해로 간다면 울릉도에서 접선토록 하겠다.
From. 해표

 

이모께
잘 지내세요? 집 치우고 가시라니까는 또 그냥 가셨지. 그놈의 상어그림은 다 버렸어요. 그 망치 닮은 상어요. 어차피 다 편지 봉투에 노랗게 변색되었던데 왜 남겨두셨어요?
아무튼 거기서는 청소 잘 하시기예요.
-조카 아름
추신: USB 두고 가셨어요. 보나가 잘못 가져갈 뻔 했다니까요! 보나는 새로 사귄 제 친구예요.

 

이찬희 씨에게.
안녕하세요? 옆집 사는 로라예요.
얼마 전에 보내신 편지는 잘 받았어요. 오랜만에 새 이웃에게 편지를 받으니 참 기분이 좋더라고요. 좀 주책이죠?
이사는 잘 마쳤어요? 이사 오기도 전에 신경 써서 편지 써준 게 고마워서 음식이라도 좀 가져다 주려고 했는데 집에 불이 꺼져 있어서 그냥 왔어요. 문 앞의 장식이 참 멋지던데, 귀상어 맞죠?

 

다음 주말에 도시에 가 있는 딸이 집에 온다고 해서 실력 발휘 좀 해볼까 하는데, 그때 저녁 같이 하지 않을래요?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진 말고 천천히 말해주세요.
혹시 궁금한 게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오셔도 돼요. 이웃이잖아요.
-새로운 이웃을 환영하는 로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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