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발랄하지만, 생각할 거리는 많습니다 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범죄 유전자 (작가: 복날은간다, 작품정보)
리뷰어: 알렉산더, 17년 3월, 조회 72

범죄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 감형을 해 주는 사회를 다룬 짧은 단편입니다. 재미있는 상상이지만,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감형해주는 실제 한국 사회를 생각해 보면 마냥 남일처럼 즐길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제목만 보았을 때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잠재적 범죄자들을 범죄 전에 먼저 잡아넣는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오히려 반대의 내용이어서 신선했습니다.

유전자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래서 우리가 하는 행동들이 유전자에 의해 나타난다면 결국 우리의 자유의지는 어디에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레 던져집니다. 사실 이 부분은 후성유전학의 발달로 인해, 유전자의 발현은 후천적으로 조절될 수 있다는 이론이 학계를 주도하면서 사장된 논쟁이긴 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을 때 개인이 어쩔 수 없는 선천적인 변수들을 어느 정도까지 참작해 줄것인가 하는 질문과도 연관지어 생각해 보면 분명 흥미로운 소재가 아닐 수 없죠. 그런 면에서 작품을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포함해 작가님의 작품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유의 어투가 있는데,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사람들이 받은  충격은 엄청났다!

어조가 게임 같은 느낌을 줍니다. (야생의 피카츄가 나타났다! 이런 투죠) 좋게 말하면 발랄하고, 조금 안 좋게 말하면 경망스러워 보이기도 하구요. 작가님 특유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욕을 하는 부분에는 &@#%류의 특수문자들도 동원되어 채팅을 하는 듯한 느낌도 줍니다. 이런 필체는 다소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선택은 존중합니다만, 이 작품의 경우엔 소재가 다소 어두운 만큼 좀 더 진중한 톤을 취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하반신 마비인 주인공은 자신의 아내를 강간한 범인이 범죄유전자를 이유로 고작 1년형을 선고받는 것을 보고 분노합니다. 그리고 나서, 범인의 출소에 맞추어 복수를 계획하게 됩니다. 가해자에 대한 사법 기관의 경미한 처벌에 화가 난 피해자가 직접 복수를 집행하는 이야기는 ‘시계태엽 오렌지’ 이래 여러 작품들에서 많이 사용되어 온 소재인데요, 이 작품에서는 그 복수가 한 차원 더 나아갑니다. 궁금하시면 작품을 읽어보시기 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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