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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작품: 벽장 너머 세상 (작가: JIMOO, 작품정보)
리뷰어: 적사각, 5월 9일, 조회 35

 본 리뷰는 모든 소설 내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길지 않고 재밌으니 작품을 읽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목에서 가장 먼저 떠올린 건 ‘나니아 연대기’다. 작가님이 설정한 장르도 판타지기에 자연스레 사고가 그것으로 쏠렸다. 이어지는 언니의 실종과 남은 가족들, 벽장에서 나는 소리. 몇 가지 점을 이으니 다솔이 벽장을 통해 언니를 만나고 돌아오는 전개가 되리라 예상했다. 언니는 벽장 너머 세상에서 잘 지내고 있으니 너는 현실에서 잘 살아. 엄마, 아빠 잘 챙기고. 감동적인 순간까지. 이야기는 내가 예상한 대로였다. 하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맞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땐 틀렸다. 이 이야기는 다른 걸 말하고 있다.

 가족이 실종한다면 남은 가족은 어떨까. 보통의 가족이라면 사라진 아이를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아이의 빈 자리는 어느 것으로도 메울 수 없으며 평생 언제 돌아올까 걱정 속에서 살 것이다. 다솔이네도 그렇다. 사라진 순간을 떠올리며 언니가 평소와 다른 점이 없었는지 사라지기 전에 흔적을 남기지 않았는지 신호를 주지 않았는지 끊임없이 떠올린다. 언니의 실종이 각자 가족들에게 있는 것처럼 말이다. 혹시 언니가 사라진 것이 자신이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아닐까. 힘들다고 신호를 보냈는데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건 아닐까, 하고.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그러다 다솔은 벽장 속에서 언니의 목소리를 듣고 벽장 너머 세상으로 간다. 그곳에서 재회한 언니는 행복하다면서 대한민국은 자기가 살기에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언니의 도움으로 돌아온 다솔은 부모님께 그것을 말하고 가족은 벽장 너머 세상으로 떠난다.

 필자는 본 작품을 읽고 가장 놀란 부분은 마지막 결정이다. 다솔이네 모두가 벽장 너머 세계로 떠나는 결정. 이것이 왜 놀랍냐면 이 세상에 그들이 이룩한 모든 것들을 버렸기 때문이다. 다솔이는 어리니까 그렇다고 쳐도 어른인 부모는 다르다.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돈도 벌었을 것이고 학교, 학원 선생님이나 학부모들과도 인연을 쌓았을 것이다. 그런데 엄마, 아빠는 그것을 전부 버렸다. 오로지 딸—언니를 위해서. 나라면 선뜻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잃어버린 아이는 저쪽 세상에서 행복하다니 다행으로 여기고 하나 남은 아이를 키우는 데 힘을 쏟았을 것이다. 저쪽 세상에서 딸이 무사하도록 기도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벽장 너머 세상에 무엇이 있을 줄 알고.

 필자가 추측하기엔, 부모는 딸—언니에게 해주지 못한 것을 가슴 깊이 후회하고 있었다. 그런데 죽었다고 생각한 딸이 살아있고 그곳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아직 부모는 딸에게 못해준 것을 만회할 기회가 있는 것이다. 그 기회를 부모는 놓치기 싫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쌓은 무엇보다 딸이 소중한 것이다. 화목한 가정이다.

 필자는 다솔이네가 다함께 만나 행복하게 살았을 거라 믿는다. 벽장 너머 세상이 어떤 곳인지 묘사가 없어 알 수 없지만 생존 기술 없는 언니가 꽤 오랫동안 살았고 행복하게 지낸다고 하는 걸 보면 생각만큼 위험하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현재에 관심과 사랑을 쏟자. 곁에 있는 가족을, 연인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이만큼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돌아오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 부모가 믿는 것만큼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언니는 가정 세상에서 괴로웠을 수도 있다. 언니는 돌아올 있었음에도 벽장 너머 세상을 선택했다. 분명 벽장 너머 세상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데도. 언니가 안은 가족에게 고통은 무엇이었을까. 작가님은 어떤 아픔을 언니에게 주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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