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리 판타지아

  • 장르: 판타지, 기타 | 태그: #판타지 #어반판타지 #시골판타지
  • 평점×9940 | 분량: 57회, 1,371매 | 성향:
  • 가격: 46 11화 무료
  • 소개: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이계리로 귀촌한 판타지 작가(지망생) 강미호는 첫날부터 개를 사라고 강요하는 동네 남자에게 시달린다. 한사코 개를 들이기를 거부한 미호에게 그날밤 부터 괴이... 더보기
작가

갓 담근 김치처럼 신선하고 맛있는, ‘이계리 판타지아’ 공모(비평) 브릿G추천 공모채택

리뷰어: 알렉산더, 17년 6월, 조회 297

명실상부한 브릿지 간판작품 하나인 이계리 판타지아는 한국 (어쩌면 세계에서도) 루럴 판타지의 문을 작품입니다. 작품과 함께 동시대를 살아갈 있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 아닐 없습니다. 오랜만의 리뷰라 전보다도 더 아무말이 같긴 하지만 그냥 명의 독자로서 느낀 점을 생각나는 대로 보겠습니다.

작품은 시작부터 신선합니다. 현실 속의 주인공이 환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고전적으로는 옷장 속으로 들어가거나 회오리바람에 날려가는 경우가 있겠고, 요즘 소설에서 많이 나오는 진부한 경우로는 게임 세계로 들어간다던가 차원 포탈을 이용한다던가 하는 경우가 있겠죠. 근데 이계리 판타지아에서는, 9 3/4 승강장으로 들어가거나 것도 아니고 그냥 차를 타고 이계리에 도착했을 뿐인데 신세계가 열립니다.

초반부는 작가님의 취향이 드러나서, 다소 호러 장르의 분위기가 납니다. 이를 작가님은 ‘이계로 넘어가 처음 고블린을 만났을 용사가 느낄 만한 수준의 공포‘라고 표현하셨는데요. 사실 문명사회에서 살다가 갑자기 목숨을 걸고 싸워야하는 상황에 던져지다 보면 누구나 그런 공포를 느낄 같긴 합니다. 근데 고블린’이란 놈 이미지가 너무 강렬합니다! 쪼렙 몬스터 주제에 한밤의 집에 무단침입이라니원래 쪼렙 때는 여우나 나무토막골렘 같은  쏘면서 시작하는 아닌가요 ㅜㅜ

 아무튼 그녀는 할머니의 도움을 받은 끝에 어찌저찌 ‘생존이라는 첫번째 퀘스트를 무사히 클리어합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도 하나같이 개성 넘치고 신선합니다.

두번째 막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스케일이 조금 더 커집니다. 특히 흉조를 사냥하는 장면은 영화의 장면처럼 몰입감 있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 사실 영화보다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플레이어 미호는 귀녀할머니 집에서 꺼낸 활이라는 특수한 퀘스트 아이템을 끼고, 조풍의 트럭이라는 특수 탈것을 타고 사냥에 임해야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퀘스트를 완료하니 보상으로 활과 화살을 받습니다. 게임을 연상시키는 이런 참신한 구성에 무릎을 쳤습니다. 게다가 알게 모르게 실력이 점점 강해지는 것처럼 묘사되는 미호의 레벨업은 덤입니다. 미호가 점점 성장해서, 언젠가 광역 필살기를 배울 날이 기대됩니다 (그런 날 안 옴).

소년과 부분은 사실 다음 막을 위한 프롤로그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소는 뭐고, 소년의 어머니는 뭔지, 메기들은 소년을 향해 경외를 표하고 신비한 느낌의 할머니는 누구인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흐릿한 이미지들처럼 제시됩니다. 덕분에 분위기는 더욱 호러블 해집니다. 진실은 다음 막에서 비로소, 일부가 살짝 드러납니다.

요약해서 말씀 드리자면, 재미있습니다! 순진한 아가씨인 미호가 판타지 세상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기만 것은 아닙니다. 성장의 과정에 들어선 미호는 주변 인물들이 퀘스트를 수행하다 아래와 같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애초부터 괴이를 죽여야 한다는 , 아니 어떤 괴이는 죽여야 하고 어떤 괴이는 그냥 내버려 둬도 상관없다는걸 정한 누군데요?

이런 가치관들의 충돌이 작품을 한결 깊이있게 만들어 줍니다. 막의 마지막에서, 그녀는 결정을 합니다. 이러한 결정들이 나중에 어떻게 얽히고 설키면서 이야기에 영향을 줄지, 기대되지 않을 없습니다.

더불어 캐릭터들의 관계도 복잡하면서도 어색하지 않게 설정된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늙지 않는 조풍에 대해 어색한 태도를 보이는 귀녀 할머니를 보면 젊은 시절 연인이었을 냄새가 풀풀 나는데요. 그렇다면 엄청난 삼각관계(?!) 앞으로 어떻게 풀어져 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다른 캐릭터들도 마찬가지구요.

다른 독자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소설적 재미가 아주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재미가 없는 소설은 설령 우주에 대한 엄청난 통찰력을 담아내더라도 좋은 작품이 없습니다. 아무도 읽을 테니까요. 하지만 작품은 너무 재미있고 뒷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정신없이 읽게 됩니다. 장르적 재미 (라는 고급 어휘를 제가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것이) 가 넘쳐나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마을 사람들이 주는 사이드 퀘스트들만 수행하고 있는 느낌인데, 조만간 메인 퀘스트도 슬슬 드러날 같습니다. 아마도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미호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비밀 한가득의 주변인물들이 과연 아버지의 사망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을지, 그리고 쪼렙궁수 미호는 어떻게 만렙이 되어가며 비밀을 파헤쳐 갈지 두근두근 기다리게 됩니다. 과연 이계리가 품고 있는 비밀은 어떤 것일지! 우리 함께 빠져들어 보는 것이 어떻습니까?